송미진 시그니처출판사 사장(왼쪽부터), 신명진 서울도서관 사서, 구재서 육군훈련소장, 김낙회 제일기획 고문, 김인수 육군훈련소 참모장 등과 장병들이 지난 25일 육군훈련소에서 열린 ‘1사1병영 토크콘서트 자.신.감’에서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hankyung.com
송미진 시그니처출판사 사장(왼쪽부터), 신명진 서울도서관 사서, 구재서 육군훈련소장, 김낙회 제일기획 고문, 김인수 육군훈련소 참모장 등과 장병들이 지난 25일 육군훈련소에서 열린 ‘1사1병영 토크콘서트 자.신.감’에서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hankyung.com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나를 먼저 인정하고, 무한 긍정적 자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

지난 25일 충남 논산훈련소 연무대 군인교회. 다섯 살 때 불의의 사고로 두 다리와 오른팔을 잃은 신명진 서울도서관 사서는 육군본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1사1병영 육군 토크콘서트 자.신.감’ 강사로 나와 ‘내 삶을 바꾸는 비밀’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행사에는 기간장병과 훈련병 1700여 명이 참석해 강연장을 가득 메웠다.

무대에서 바지 아랫단을 뜯어내 두 의족을 보여준 신씨는 장병들에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인천 지역 수영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딴 일, 뉴욕마라톤에 도전해 완주한 일, 백두산 등반을 완주한 경험, ‘지금 행복하세요’라는 에세이를 출간한 일 등 자신이 가진 장애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도전을 했던 경험담을 들려줬다. 신씨는 “대학 졸업을 한 뒤 취업에 어려움을 겪었을 때 처음에는 ‘내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사회가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데 그게 아니라 제가 능력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후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뒤 ‘무조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고 생각을 바꿨다”며 “그러고 나서는 제가 하고 싶은 일만 했는데 좋은 일들이 따라왔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 “저는 대한민국 대표 장애인을 꿈꿨는데 그 꿈도 이뤄졌다”며 “대한민국 대표 14인에 뽑혀 김중만 사진작가가 찍은 제 사진이 전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2016년 인천을 빛낸 ‘올해의 인천인 대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올해의 장애인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육군 토크콘서트를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김낙회 제일기획 고문도 이날 ‘쓸모없음에 쓸모 있다’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자신의 군 생활과 제일기획에서 사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과정을 소개하며 후배 장병들에게 덕담을 했다. 김 고문은 “요즘은 어느 조직이든 팀워크가 중요하다”며 “군대에서 전투 훈련이나 부대 생활을 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게 팀워크”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을 배려하고 특장점을 인정해주면 인간관계도 좋아지고 생활도 재미있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끈기와 성실’을 강조하면서 “어떤 일을 좋아서 하는 사람도 즐기는 사람을 당해낼 수는 없다”며 “이왕 하는 일인데 짜증 내지 말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고문은 독서 습관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입사 초에 매월 월급의 10%를 책을 사는 데 투자한 일을 소개하면서 “‘군대 대학’에 입학했다고 생각하고 군 복무 21개월간 100권의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며 “사회에 나가 독립심을 키우는 데 책이 길라잡이가 돼줄 것이고, 생각하는 힘도 길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시대를 이끌어가는 실력의 차이는 생각의 차이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최근 출간한 《나는 불안해서 책을 읽는다》(시그니처) 등 자신의 저서 100권을 장병들을 위해 훈련소에 기증했다.

논산=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