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값이 또다시 급락했다. 각국의 규제가 잇따르고 있는 데다 사기로 의심받는 테더코인에 대한 미국 청문회가 예정돼 있어서다.

비트코인 또 '비틀'… 한때 600만원대 추락
6일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10분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코인당 66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6일 기록한 최고가(2598만원)와 비교하면 4분의 1 토막으로 주저앉았다. 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660만원대에 거래된 것은 지난해 10월29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 시세도 빠르게 하락하며 6000달러 선을 위협받고 있다. 미국의 가상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10분(한국시간) 비트코인은 6106달러까지 내려왔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이 같은 하락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테더 쇼크를 꼽고 있다. 테더에서 발행한 테더코인은 개당 1달러의 가치를 갖고 전 세계 가상화폐거래소에서 가상화폐 구입 수단으로 쓰여 왔다. 그러나 테더는 그동안 코인이 발행된 만큼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가상화폐업계에서는 테더가 무분별하게 테더코인을 발행해 왔으며 이로 인해 거품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결국 직접 테더를 조사하기로 했다. 이날 밤 12시에는 이 조사와 관련한 CFTC의 첫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테더와 관련된 의혹들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테더를 이용하는 모든 거래소의 시세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도 가상화폐값을 끌어내리는 데 한몫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해외 가상화폐 거래 사이트 및 정보 사이트에 대한 접근까지 차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이어 영국의 주요 은행들도 가상화폐 구입을 위한 신용카드 사용을 금지하고 나섰다. 영국 최대 은행인 로이즈뱅킹그룹은 지난 5일 이 회사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사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에서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JP모간, 캐피털원, 디스커버 등 주요 신용카드 발급업체들이 신용카드를 통한 가상화폐 매입을 줄줄이 금지했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가상계좌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30일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시행 후 1주일이 지난 이날까지 실명 계좌발급을 전제로 한 신(新)가상계좌 발급 신청자는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