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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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와 가계 경제 악화로 가입 중이던 생명보험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생명보험사들이 고객에게 지급하는 해지환급금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재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말 생명보험 계약 해지 건수(효력상실 포함)는 총 530만396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5% 증가했다.

보험 계약 해지 건수는 고객이 자발적으로 해지한 건수와 보험료 미납 등으로 효력이 상실된 건수를 더한 수치다.

전체 해지 건수 가운데 자발적 해지가 417만3722건으로 효력 상실(113만243건)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자발적 해지가 8.44%로 7.55%인 효력 상실보다 더 컸다.

같은 기간 생보사가 보험을 해지한 고객에게 돌려준 해지환급금(효력상실 포함)은 22조9692억3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 늘었다.

이 가운데 효력상실환급금은 1조4482억5700만원으로 순수 해지환급금이(21조5209억8200만원)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해약환급금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생보사들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 해지환급금은 2017년에 기록한 23조6659억원이다.

생명보험은 중도에 해지할 경우 환급금이 없거나 그동안 냈던 보험료보다 적은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어려워진 경제 상황으로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의 일정 부분 손해를 감소하더라도 계약을 해지하는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금리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 보험 해지 건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이 커져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생보협회가 발표한 '제15차 생명보험 성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보험 계약을 해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험료 납입의 어려움(35.6%)', '기간이 너무 길어서(32.6%)' 등의 응답이 많았다.

이들이 해약한 보험 종류로는 사망보험(32.5%)이 가장 많았으며 연금제외 저축보험(17.5%), 질병보험(15.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은 대표적인 경기 후행 산업으로 체감 경기가 나쁘면 보험 계약 해지 또한 증가한다"며 "현재까지의 추세를 보면 올해 해약환급금 규모가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