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유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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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천자칼럼] 유람선](https://img.hankyung.com/photo/201512/AA.10960114.1.jpg)
유람선 관광객들은 이 강물을 따라가며 왈츠 속의 ‘괴로움에 허덕이는 그대’와 ‘젊고도 향기로운 그대’를 만난다. 오랫동안 동서 유럽을 잇는 문화의 젖줄이인 이 물길에서 ‘마치 광맥에서 빛을 발하는 황금’ 같은 기쁨을 얻기도 한다.
대도시를 가로지르는 런던 템스강과 파리 센강 유람선도 낭만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이들 강의 너비는 우리 한강의 3분의 1, 4분의 1에 불과하다. 수도 한복판을 흐르는 강의 폭이 1㎞ 이상인 것은 한강과 이집트 카이로의 나일강 정도다. 한강에도 잠실~뚝섬~여의도 등에 관광유람선이 다니긴 하지만 런던이나 파리만큼 인기를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넓어서 오히려 휑한 데다 변변한 볼거리도 별로 없다.
서해와 한강을 잇는 뱃길 사업도 끊겼다. 그나마 인천~김포 구간의 아라뱃길 유람선을 여의도까지 연장 운항하자는 계획도 흐지부지됐다. 인천시와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의 요청을 서울시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해에서 아라뱃길을 지나 한강 여의도까지 1000t급 관광 유람선을 운항하자는 제안인데 왜 그럴까. 더구나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이 찬성한다는데.
전임 시장 사업이어서 그렇다면 더 부끄러운 일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치수(治水)나 관광산업에까지 눈앞의 정치 논리를 갖다 붙여서야 어떻게 큰일을 하겠나.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