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달갑잖은 '태풍 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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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달갑잖은 '태풍 풍년'](https://img.hankyung.com/photo/201909/AA.20548090.1.jpg)
당시 사람들은 태풍의 순우리말 ‘싹쓸바람’처럼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 폭풍우 앞에 ‘이를 악물고, 있는 힘을 다해’ 버텼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1923년 8월에 발생한 ‘2453호’ 태풍 때의 인명손실(1157명)보다 더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다. 2002년 8월에는 태풍 ‘루사’의 급습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재산피해(5조1479억원)가 났다.
올해도 9월 태풍이 두 개나 찾아왔다. 지난 7일 상륙한 ‘링링’은 강한 바람과 함께 왔지만 어제 닥친 ‘타파’는 폭우를 대거 몰고온 ‘비 태풍’이다. 제주 산간에 최대 600㎜ 이상의 비가 쏟아지고 내륙에도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해안 지역의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35~45m(시속 125~160㎞), 강풍 반경은 330㎞에 이를 전망이다.
태풍은 바닷물을 뒤집어 해양과 대기를 정화하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인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주므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오죽하면 태풍에 처음 이름을 붙인 호주 기상예보관들이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 이름’으로 작명했을까. 대자연 속이나 인간 사회에서나 태풍은 모두가 꺼리는 불청객일 수밖에 없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