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韓베리아'와 블로킹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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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韓베리아'와 블로킹 한파](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A.24961707.1.jpg)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의 원인을 ‘북극진동’과 ‘우랄 블로킹’으로 설명한다. 북극진동은 북극의 찬 공기 소용돌이가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북극을 둘러싸고 있는 제트기류가 약해져 남쪽으로 내려오면 저위도 지역에 혹한이 발생한다. 이때 북극 기온은 상대적으로 높아져 모스크바가 서울보다 따뜻한 기현상이 나타난다.
찬 공기의 중심축이 어디인가에 따라 한파 지역이 달라지기도 한다. 2019년 1월 미국에 닥친 한파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중북부 미네소타의 최저기온이 영하 44.4도까지 떨어져 사망자가 속출했다. 북극진동과 블로킹 현상은 겨울뿐 아니라 여름 이상기후도 불러온다. 지난해 6월 전국 평균기온 역대 1위에 장마까지 최장기간 이어진 게 모두 북극발(發) 기류 변화 때문이다.
지구의 긴 역사를 돌아보면 날씨 변화는 무쌍하다. 몇십 년 단위만 끊어서 보면 큰 그림을 보기 어렵다. 그린란드와 남극 빙하 관찰 결과 지구 기후가 1500여 년 주기로 변동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니 눈앞의 날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오죽하면 기후가 변덕스러운 영국에서 “나쁜 날씨란 없다. 서로 다른 좋은 날씨가 있을 뿐이다”고 했을까.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