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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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민주당에서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 현안을 주도하는 의원이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리쇼어링 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개정안 2건(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법 개정안·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12일에는 당내 경제위기대응센터와 공동으로 ‘리쇼어링 활성화를 위한 정책발표회 및 기업간담회’를 열어 기업들의 고충을 들었다.

민주당에서 리쇼어링 법안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2020년 이후 3년만이다. 당시 고민정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침체에 대응해 리쇼어링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박광온 의원은 리쇼어링 기업의 연구비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에 초점을 둔 법안을 냈다.

이번 김 의원의 법안은 미·중 갈등을 계기로 위기가 고조되는 국내 반도체 공급망 지원을 핵심으로 한다. 특히 첨단산업 지원을 강화해 리쇼어링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많은 관심을 보이는 현안이라고 알려져 당론 수준에서 추진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규제는 줄이고 지원은 늘리는' 리쇼어링 활성화 법안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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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이 낸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법’은 리쇼어링으로 인정되는 범위를 확대하고 정부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우선 현행법에선 리쇼어링으로 인정되지 않던 해외 제품 생산 위탁(아웃소싱)까지 리쇼어링 기준 범위를 늘렸다. 한국표준산업분류표를 기준으로 ‘반도체 제조업’ ‘전자부품 제조업’ 등 동일한 소분류에 묶여야 리쇼어링 기업으로 인정받던 것을 ‘제조업’처럼 대분류에만 들어도 가능하게 해 산업 연계성을 높였다.

이외에도 정부가 상하수도나 전기시설 등 인프라 설치를 위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3년마다 정부가 리쇼어링 선정 기준을 검토해 변화하는 경영 환경을 고려하도록 하는 조항도 추가됐다.

세제 감면 요건도 전보다 완화됐다. 조세특레제한법 개정을 통해 리쇼어링 기업의 법인세 및 취득세 감면 기간을 현행 7년에서 10년까지 늘리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리쇼어링 기업이 5년까지 최대 100%, 이후 3년까지 최대 70%, 나머지 2년은 최대 50%까지 감면 혜택을 받도록 했다. 현행법은 5년까지 최대 100%, 남은 2년은 최대 50%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김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며 리쇼어링 붐이 일어나고 있다”며 “법안이 한국판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한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경제 현안을 선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민주당, "A/S 지원하며 신속 입법 돕겠다"

이날 오후 국회 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선 정부를 향한 리쇼어링 기업의 지원 확대 제안이 이어졌다. 수도권 이외 지역의 리쇼어링 기업 지원 현행보다 3%포인트 높이자는 제안이다. 지원금은 리쇼어링 기업의 이전 비용과 입지·설비 투자액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현행법은 리쇼어링 기업의 복귀 비용과 관련해 △수도권인접지역 21% △일반지역 24% △지원우대지역 34% △산업위기대응지역 44%를 지원하고 있다.

수도권은 지원 비율을 현행 11%에서 20%로 9% 포인트 높이되, 첨단 산업에 한해 지원하도록 했다. 이때 지원금을 입지 투자액으로 활용할 수 없도록 해 리쇼어링 수도권 쏠림 현상을 방지하는 제약을 걸었다.

제안을 실현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추경(추가경정예산)이 거론됐다. 현행 570억원 규모의 리쇼어링 기업 예산을 855억까지 확대해 지원 규모와 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리쇼어링 정책은)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시절부터 당 정책위와 논의하며 만들어낸 대책”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현재의 경제위기와 반도체 지원법, 중국리스크 등을 고려해 야당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당에서도 리쇼어링 활성화 개정안 입법을 위한 후속 논의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날 경제위기대응센터장인 홍성국 의원은 “시간이 지연되고 입법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A/S를 거치며 빠른 속도로 법안이 통과되도록 당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도 “리쇼어링과 함께 기업 재활성화 르네상스 국면을 새롭게 시작한다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