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물·악취·소음…'민폐 비둘기'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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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더워지며 피해 호소 속출
아파트 실외기에 둥지 틀고
역 주변 수십 마리씩 출몰
서울시내 민원 4년새 3배 늘어
퇴치업체 부르면 비용 수십만원
아파트 실외기에 둥지 틀고
역 주변 수십 마리씩 출몰
서울시내 민원 4년새 3배 늘어
퇴치업체 부르면 비용 수십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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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퇴치업체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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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남모씨(27)는 “회사 때문에 서울역 부근을 자주 다니는데 비둘기 수십 마리가 무리지어 다녀 냄새, 소음 등 혐오감을 준다”며 “비둘기가 많이 모이는 몇몇 지역이라도 제대로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둘기가 아파트 베란다 난간이나 에어컨 실외기에 둥지를 트는 경우도 많다. 일반인이 이를 치우는 게 어렵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비둘기 둥지 등을 제거해주는 퇴치업체가 성행하고 있다. 비둘기 퇴치업체는 둥지를 제거하고, 배설물을 청소한 뒤 다시 둥지를 틀지 못하게 철망이나 버드스파이크(플라스틱판에 여러 개의 철핀을 꽂아 조류가 앉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를 설치해주는 대가로 20만~40만원을 받는다.
“먹이 제공 시 과태료 물려야”
전문가들은 도심 비둘기 증가의 큰 원인 중 하나가 과도한 먹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모든 생물은 자연적인 개체 수 조절 능력이 있는데 도시 환경이 이를 어렵게 하고 있다”며 “도심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많은 데다 취미로 먹이를 주는 사람까지 있어 비둘기가 번식을 여러 차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는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에게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 강남구청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이 있어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며 “유해 조수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