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쓰레기 매립공간 있다…발생지 처리 원칙 지켜야"
인천시의 최대 지역 관심사는 서구에 있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2025년 사용 종료 여부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홍준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지난달 인천을 방문해 각각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사용 종료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서울 폐기물은 갈 데가 없다”며 사용 연장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이목을 끌었다.

이에 대해 박남춘 인천시장(사진)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천의 ‘쓰레기 독립’은 시민들의 30년 염원이 담겨 있다”며 “여야 대선 후보들이 결정되면 수도권 매립지 종료에 대한 생각을 반드시 묻겠다”고 강조했다.

쓰레기 독립 선언 1년

박 시장은 “수도권의 쓰레기는 발생한 곳에서 알아서 처리하자”는 발생지 처리 원칙을 지난해 10월 15일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도권 쓰레기가 한데 모이는 서구 수도권 매립지는 2025년 문을 닫는다”고 선언했다.

박 시장은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을 지키기 위해 영흥도에 자체 친환경 쓰레기 매립장(에코랜드)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분리배출을 강화하고 소각재와 폐기물 재활용률을 높이면 쓰레기 매립량을 지금보다 90%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박 시장은 ‘서울·경기가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을 지키려는 강한 의지만 있다면 대체 매립지는 언제든 설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매립 장소가 없는 게 아니라 원칙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게 박 시장의 주장이다. 그는 “생활폐기물을 소각하고, 소각재도 재활용하면 실제 매립량은 극소수”라며 “중소 규모의 자체 매립 공간은 서울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인천형 자원순환정책은 각 가정과 기업 등의 분리배출과 수거 체계를 개선해 생활쓰레기를 대폭 줄이고 소각재를 재활용해 전체 쓰레기 재활용률을 2025년까지 95%로 늘리는 방안이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에코랜드의 하루 예상 쓰레기 매립량은 20t 트럭 8대분(161t)으로, 기존 수도권 매립지에서 하루 처리하는 9230t(2019년 기준)의 1.7%에 불과하다.

주민 반발 등 넘어서야

박 시장이 쓰레기 독립 선언을 한 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시의 자원순환 정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자체 쓰레기 매립지 후보로 선정된 영흥도 주민들의 반발, 쓰레기와 폐기물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소각장 설치 난항, 비관 여론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 시장은 “일본·독일 등 선진국은 40년 전부터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간 쓰레기 매립에 대한 정보 공유, 협의, 이견 조율 과정을 거쳐 매립 폐기물의 양과 질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자원순환정책 추진 과정에서 부딪히는 난관은 당연하며,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는 영흥도와 육지의 연결다리(영흥 제2대교) 건설 등 종합발전계획을 제안하는 등 주민 설득에 나섰다. 소각장 추가 설치를 위해 각 기초단체와 공감대 형성과 숙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