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1초에 5경번' 계산하는 슈퍼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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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예보' 뒷받침할 신병기
성능, 日·中 제치고 아시아 1위
'오보청' 불명예 씻을지 관심
성능, 日·中 제치고 아시아 1위
'오보청' 불명예 씻을지 관심
지난 24일 찾은 충북 청주시 국가기상 슈퍼컴퓨터센터 전산실. 검은색 캐비닛 모양의 슈퍼컴퓨터가 초록색 불빛을 깜빡이며 큰 소리로 기상 예보에 필요한 수치를 계산하고 있었다.
기상청은 이날 언론에 슈퍼컴퓨터 5호기의 모습을 처음 선보였다. 슈퍼컴퓨터 5호기 ‘그루’와 ‘마루’는 지난달부터 실무 관측에 본격 투입됐다. 두 컴퓨터의 계산 능력을 합치면 51페타플롭스(PF)에 이른다. 1초에 5경1000조 번의 계산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슈퍼컴퓨터 4호기보다 8.8배 빠른 속도다.
슈퍼컴퓨터는 세계에서 성능이 500위 안에 드는 컴퓨터를 말한다. 5호기 마루는 27위, 그루는 28위에 해당한다. 4호기 ‘누리’와 ‘미리’도 251위, 252위에 올라 있다. 기상청은 지난해부터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을 도입해 대기 상태를 예측하는 독자적 프로그램을 확보했다. 기상청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조사한 결과, 예보모델의 성능은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1위, 세계 6위를 기록했다. 슈퍼컴퓨터 5호기는 소프트웨어인 KIM을 돕는 하드웨어인 셈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슈퍼컴퓨터 성능을 개선해 수치모델의 정확성이 1.4% 올라가면 연간 약 4000억원의 재해 피해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슈퍼컴퓨터센터 관계자는 “기존의 슈퍼컴퓨터는 고등과학원과 농업과학원처럼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기관으로 이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5호기만으로 KIM을 운영할 수 있게 되면 4호기를 방출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지난해 여름 최장 기간 장마와 태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부정확한 예보를 남발했다. 그 결과 일기예보를 해외 기상당국의 예보를 통해 확인하는 ‘기상 이민족’ ‘기상 망명족’이 늘어났다.
슈퍼컴퓨터 도입과 수치예보모델로 ‘오보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현석 기상청 수치모델개발과장은 “자연은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물리 시스템이지만 관측은 불연속적으로 특정 순간에 이뤄질 수밖에 없어 정확한 기상 상태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청주=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기상청은 이날 언론에 슈퍼컴퓨터 5호기의 모습을 처음 선보였다. 슈퍼컴퓨터 5호기 ‘그루’와 ‘마루’는 지난달부터 실무 관측에 본격 투입됐다. 두 컴퓨터의 계산 능력을 합치면 51페타플롭스(PF)에 이른다. 1초에 5경1000조 번의 계산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슈퍼컴퓨터 4호기보다 8.8배 빠른 속도다.
슈퍼컴퓨터는 세계에서 성능이 500위 안에 드는 컴퓨터를 말한다. 5호기 마루는 27위, 그루는 28위에 해당한다. 4호기 ‘누리’와 ‘미리’도 251위, 252위에 올라 있다. 기상청은 지난해부터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을 도입해 대기 상태를 예측하는 독자적 프로그램을 확보했다. 기상청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조사한 결과, 예보모델의 성능은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1위, 세계 6위를 기록했다. 슈퍼컴퓨터 5호기는 소프트웨어인 KIM을 돕는 하드웨어인 셈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슈퍼컴퓨터 성능을 개선해 수치모델의 정확성이 1.4% 올라가면 연간 약 4000억원의 재해 피해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슈퍼컴퓨터센터 관계자는 “기존의 슈퍼컴퓨터는 고등과학원과 농업과학원처럼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기관으로 이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5호기만으로 KIM을 운영할 수 있게 되면 4호기를 방출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지난해 여름 최장 기간 장마와 태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부정확한 예보를 남발했다. 그 결과 일기예보를 해외 기상당국의 예보를 통해 확인하는 ‘기상 이민족’ ‘기상 망명족’이 늘어났다.
슈퍼컴퓨터 도입과 수치예보모델로 ‘오보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현석 기상청 수치모델개발과장은 “자연은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물리 시스템이지만 관측은 불연속적으로 특정 순간에 이뤄질 수밖에 없어 정확한 기상 상태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청주=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