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난개발…위기의 바다
올해 재테크 시장의 최대 승자는 비트코인, 금, 미국 주식 투자자였다.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가상자산 육성 의지를 밝힌 데 힘입어 올해 주요 17개 자산군 중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증시도 글로벌 유동성을 빨아들이며 1년 내내 랠리를 펼…
포스코그룹이 포스코, 포스코퓨처엠 등 7개 계열사 대표를 조기 교체하는 고강도 사장단 인사를 23일 단행했다. 장인화 회장이 지난 2월 사장단 인사를 한 지 10개월 만에 주요 계열사 수뇌부를 대거 교체한 점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저가 공세 여파로 그…
정부가 불황의 늪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업활력법)을 활용해 인수합병(M&A)과 설비 폐쇄 등 자발적 사업 재편을 유도할 계획이다. 전남 여수 등 석유화학단지가 밀집한 지역을 산…
일본 2위 완성차업체인 혼다와 3위 닛산자동차가 23일 경영 통합을 위한 협의를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6년 지주사를 설립하고, 지주사 아래 두 회사가 들어가는 방안이다. 닛산이 최대주주인 미쓰비시자동차도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3사가 통합하면 글로벌 판…
박준동 칼럼
특파원 칼럼
다산칼럼
취재수첩
천자칼럼
올해 재테크 시장의 최대 승자는 비트코인, 금, 미국 주식 투자자였다.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가상자산 육성 의지를 밝힌 데 힘입어 올해 주요 17개 자산군 중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증시도 글로벌 유동성을 빨아들이며 1년 내내 랠리를 펼쳤다. 23일 한국경제신문과 NH투자증권이 18개 주요 자산군별 올해 투자 수익률(1월 1일~12월 19일)을 집계한 결과 비트코인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129.67% 급등했다. 다음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은 금이었다. 영국 런던귀금속거래소(LBMA)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은 올해 들어 24.87% 올랐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금을 사들인 데다 주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기대까지 겹쳐 고공행진을 벌였다. 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지난 10년간 공고하던 ‘달러가 오르면 금값은 내린다’는 공식도 깨졌다. 미국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23.0% 뛰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아마존 구글 애플 메타 테슬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을 중심으로 한 대형 기술주가 활황을 주도했다. 이들 자산군 외에도 올해는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요 시장 가격이 동반 강세를 나타내는 ‘에브리싱 랠리’가 펼쳐졌다. 일본 증시(15.99%)와 유럽 증시(7.91%)도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중국 증시 역시 막대한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13.28% 올랐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는 평균 7.17% 상승했다. 하지만 18개 주요 자산군 중 원유(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와 글로벌 리츠(S&P글로벌리츠), 한국 주식(코스피지수) 등 3개는 하락세였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8.26% 하락하며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내는 굴욕을 겪었다. 수출과 내수 동반 부진, 트럼프의 고강도 관세정책 우려,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 탄핵 정국 등 악재가 겹쳐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심화했다. 비트코인부터 金까지 글로벌 '에브리싱 랠리'…코스피만 '-8%' 굴욕 '金 뛰면, 弗 떨어진다' 공식 깨져…韓증시, '삼성전자 부진' 직격탄‘달러가 오르면 금값은 내린다.’ ‘안전자산이 오르면 위험자산은 내린다.’ 지난 수십 년간 재테크 시장에서 통용되던 전통적 논리가 무너진 한 해였다.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미국 주식이 동반 랠리를 펼치고 달러 가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등 ‘에브리싱 랠리’가 펼쳐졌다. 하지만 한국 주식은 오히려 투자자에게 8% 넘는 손해를 안겼다.○비트코인·金·달러 동반 랠리2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올초 4만~5만달러 수준을 횡보하던 비트코인은 지난 5일 사상 처음으로 10만달러를 넘겼다. 이달 19일 기준 비트코인의 올해 상승률은 129.67%에 달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큰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가상자산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행정부는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약속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펼칠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 보니 트럼프의 작은 발언에도 글로벌 자금이 몰려드는 상태”라고 말했다. 수익률 2위는 금(24.87%) 현물이 차지했다. 금과 달러는 지난 10년간 역의 상관관계를 기록해왔다. 금 등 원자재는 대부분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절하하면 달러로 표시된 원자재 가격은 상승한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의 강한 경제에 힘입어 달러 인덱스가 6% 상승하는 동안 금도 크게 올랐다. 금의 구조적 수요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달러 자산을 무기화하자 신흥국 중앙은행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중동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정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올 한 해 내내 금 가격을 자극했다. 미 S&P500지수는 23% 상승하며 수익률 3위를 기록했다. 알파벳 엔비디아 테슬라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빅테크 기업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미국 경제도 꾸준한 호황으로 증시 랠리를 뒷받침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등 전통 제조업을 미국 내로 끌어들이려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도 미 증시와 경제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고 설명했다.○정기예금만도 못한 코스피 수익률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주요 자산군은 세 개뿐이었다. 글로벌 리츠(S&P 글로벌리츠)의 수익률은 -0.48%를 기록했다. 탄탄한 미국 경기,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정책 등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영향이다. 원유(미 서부텍사스원유·WTI) 값도 중국발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 전망 등으로 올초 대비 2.43% 하락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건 한국 코스피지수였다. 올해 들어 8.26% 하락했다. 1년 정기예금(3.65%)보다도 못한 수익률을 낸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급격히 국내 증시를 이탈한 점이 컸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배터리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했고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경쟁력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뒷걸음질 쳤다. 지난 8월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0조873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주가는 36% 급락했다. 지난 7월 이후 트럼프의 고강도 관세 정책까지 부각되면서 수출 기업 위주로 구성된 국내 증시의 하락세는 가팔라졌다.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에 빠진 한국 경제와 뜨겁게 달아오른 미국 경제의 간극이 커지며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넘겼고, 외국인의 국내 증시 탈출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던 개인투자자마저 고수익을 안겨주는 미국 증시로 떠나자 수급은 급격히 얇아졌다.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까지 겹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은 심화했다. 김 센터장은 “주식순자산비율(PBR)이 0.85배 수준까지 떨어진 한국 증시는 역사적 저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며 “당분간 마땅한 호재를 찾기 힘들지만 싼 가격이 부각돼 반등 타이밍이 의외로 빨리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이시은 기자 smshim@hankyung.com
“내년도 ‘미국 주식의 해’가 될 겁니다. 인공지능(AI) 기술 혁신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맞물려 만들 기회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미국 주식·채권 등 달러 자산이 투자처로 가장 유망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헬스케어, 유통, 제조 등 각 분야 생산성을 끌어올릴 AI 선진 기업이 대부분 미국에 모여 있는 만큼 미국 시장이 우상향을 지속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하나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을 거쳐 작년 2월 토스증권에 합류했다. 지난 9월부터는 토스증권이 신설한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다. 그는 내년에도 미국 AI 관련주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AI 거품론’은 시기상조라는 게 이 센터장의 시각이다. 그는 “9월 미국 현지 기업을 탐방하며 기술 기업 임원과 엔지니어 등을 두루 만났는데, 현지에서 체감한 기술 개발 속도는 재무제표에 나타난 것 이상이었다”며 “아직 세계는 AI 산업혁명 초입 단계에 있을 뿐이어서 ‘메가 트렌드’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 센터장은 AI와 함께 미국 금융·에너지·소비재 관련주도 눈여겨볼 것을 추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정책적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 증시는 AI와 트럼프 2기 기대로 이미 상당폭 올랐다. 기술주 위주인 나스닥지수는 11월 이후 지난 20일까지 7.31% 뛰었다. 이 센터장은 “내년 2~3분기께가 비중 확대 적기”라고 예상했다. 그는 “내년 1분기까지는 트럼프 2기 기대 등이 미 증시를 떠받치겠지만, 2분기부터는 기업 실적 성장세가 단기적으로 시장 기대를 밑돌 수 있다”며 “이때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고 했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봤다. 최근 들어 국내 증시 부진 흐름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이 센터장은 “국내 주요 종목의 가격이 많이 내렸는데도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것은 투자자들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우려한다는 의미”라며 “국내 주요 기업이 구체적인 청사진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시장 우려를 풀 수 있어야 미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흐름이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선한결/사진=임형택 기자 always@hankyung.com
노후 대비용 투자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설정액이 12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TDF 설정액은 11조7255억원(지난 16일 기준)으로 지난해 말 9조5541억원 대비 2조1714억원 늘었다. TDF 설정액이 증가한 것은 퇴직연금 적립금으로 투자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으로 TDF에 투자한 금액은 지난해 말 6조385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7조16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투자액의 60% 이상이 퇴직연금 적립금이다. TDF는 투자자의 목표 은퇴 시기에 맞춰 투자 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상품이다. 초기에는 주식 비중을 높게 유지하다가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채권 등 안전 자산 비중을 늘리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상품명 뒤에 ‘2040’ ‘2050’ 같은 숫자가 붙는데, 이는 은퇴 예상 연도를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장기 투자 상품인 만큼 수익률뿐만 아니라 샤프비율까지 비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위험 대비 수익률인 샤프비율이 높을수록 수익률 변동 폭이 작으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전체 TDF 상품 중 지난 1년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상품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였다. 2030(19.21%), 2035(20.62%), 2040(22.31%) 빈티지에서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3년으로 기간을 늘리면 신영TDF가 평균 수익률 21.63%로 가장 높았다. 샤프비율이 가장 높은 상품 역시 지난 1년 기준으로는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 3년 기준으로는 신영TDF였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
인도 증시가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 내 투자자들의 활발한 참여와 새로운 투자 문화가 형성되면서다. 지난 10년간 주식 투자는 인도 가계의 자산 축적에 있어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했다. ○개인 투자자 약진…부동산에서 주식으로23일 블룸버그는 인도 내에서 ‘주식 문화’의 확산이 인도 경제 지형을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인도 가계는 은행 예금과 부동산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주식을 새로운 부의 창출 도구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인도의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비율은 8%포인트 증가해 23.4%에 달했다. 또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가계의 주식 투자 규모는 올해 3월 기준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기술 발전과 제도적 변화가 이같은 흐름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인도 정부는 연금제도의 주식 투자 한도를 완화하고 세금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시행했다. 또 스마트폰과 실시간 결제 시스템이 보급되면서 투자 접근성이 높아졌다. 금융상품 거래 플랫폼 ‘제로다(Zerodha)’가 등장하면서 수수료 없는 거래 환경이 조성되기도 했다. 엔지니어 산카르 람(33)은 “부모님은 은행 예금과 부동산을 선호하셨지만 나는 월급의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며 “장기 투자를 위해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을 공부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의 힘은 글로벌 충격도 막아냈다. 올해 8월 글로벌 증시가 인공지능(AI) 주식의 밸류에이션 우려로 조정을 겪었지만, 인도 니프티 50 지수는 인도 투자자들의 매수세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다. 니프티 500 지수는 최근 3년간 56% 상승하며 미국의 S&P 500 지수를 크게 앞질렀다. ○경고 신호 동반했지만 “지속 성장할 것”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열기가 뜨겁다. 신규 상장 기업들은 공모가의 400배까지 초과 청약을 기록했으며, 첫 거래일 평균 주가 상승률은 25%로 미국(12%)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급격한 주식 붐은 경고 신호를 동반했다. 인도 상위 500개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 중간값은 약 44배로, 지난 10년 평균인 27배를 훌쩍 넘었다. 모든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차지하는 비율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 전문가들은 하락 시장은 필연적이라며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주식 문화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모건 스탠리는 “젊은 인구와 낮은 투자 기반을 고려할 때 인도의 랠리는 미국 90년대 붐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인도의 주식 르네상스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결과라는 점에서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발라수브라마니안 아디티야 비를라 선 라이프 자산운용 대표이사(CEO)는 “과거에는 외국 자금이 언제 매도할지를 고민했지만, 이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자금 흐름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올해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이 역대 최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각국은 앞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비판하면서 뒤에선 러시아의 전쟁 비용을 대준 셈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자국산 LNG를 대량으로 수입하지 않으면 유럽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유럽 에너지 기업들 입장에선 정부의 별다른 규제가 없는 지금으로선 싼값의 러시아 가스 대신 미국산을 수입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러시아산 LNG의 싼 값에 못 이겨21일(현지시간) 해운·에너지 데이터 기업 케이플러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중순까지 EU 각국이 수입한 러시아산 LNG가 1650만톤(t)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 수입이 대폭 줄어들었고, 러시아산 석유와 석탄 수입이 사실상 금지된 것과 달리 러시아산 LNG 수입은 여전히 허용되고 있어서다. 12월 중순까지 유럽의 러시아 LNG 수입 물량은 지난해 수입량은 1518만t보다 8.7% 많은 수준이다. 종전 최대치인 2022년 1521만t보다도 훨씬 많은 수준이다. 에너지경제 및 금융분석 연구소(IEEFA)의 아나 마리아 잘러-마카레비츠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놀랍게도 러시아산 LNG 수입을 점진적으로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늘렸다"며 "유럽이 '당황한' 탓에 여전히 더 저렴한 러시아산에 대한 의존을 끊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설명했다. 유럽은 전쟁 이전에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천연가스의 약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EU는 2027년까지 러시아 화석 연료의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제재를 가했다. 다만 파이프라인 가스를 포함한 러시아로부터의 전체 가스 수입은 아직도 EU 가스 공급의 약 1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항구에 도착하는 LNG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EU 기업들은 올해 주로 현물 시장에서 러시아산 LNG 구매를 늘렸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라이스타드에 따르면 EU의 러시아산 LNG 수입 물량 가운데 현물 계약의 비중이 작년 23%에서 올해 33 %로 대폭 높아졌다. 라이스타드의 크리스토프 할서 천연가스 담당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야말 터미널에서 유럽으로 운송되는 LNG는 미국을 출발해 대서양을 건너오는 가스보다 가격이 상당히 낮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은 제3국 재수출까지 벌여심지어 유럽으로 수입된 러시아산 LNG가 모두 유럽에서 소비되는 것도 아니다. 일부 에너지 기업은 러시아산 LNG를 재수출해 이익을 남겼다. 올해 프랑스로 들어온 LNG 물량은 2023년에 비해 거의 두 배로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부분 덩게르크항을 통해 들어왔다. 프랑스 에너지 기업인 EDF와 토탈에너지, 독일 국영 에너지 기업 세페가 이곳에 터미널을 운영한다. 벨기에도 러시아산 LNG의 두 번째로 큰 수입국이다. 벨기에 지브뤼헤항은 북극에서 사용되는 쇄빙선에서 일반 화물선으로 LNG를 환적하는 주요 거점이다. EU 집행부는 뒤늦게 러시아산 LNG를 비(比) EU 국가로 환적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합의해 내년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영국과 독일을 비롯해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러시아산 LNG를 전혀 수입하지 않았다. 다만 이들도 다른 나라의 기업이 수입해 네덜란드 등에서 재기화시켜 가스관 망에 주입해 혼합된 러시아산 가스를 사용하는 셈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달래기 위해 미국산 LNG 수입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EU가 미국산 석유와 가스를 대규모로 구매하지 않으면 유럽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EU와 영국의 LNG 수입 물량 가운데 미국산 비중은 2021년 27%에서 지난해 48%까지 급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중국의 부동산 부채 위기가 5년째 이어지면서 시장 전반이 심각한 여파를 겪고 있다. 주요 개발업체들은 디폴트 위험에 처해 있고, 홍콩 등 해외 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심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구제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완커와 뉴월드의 위기, 디폴트 우려 확산23일 블룸버그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가 디폴트 위험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중국 은행 규제 당국은 보험사들에게 완커의 금융 위험 노출도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디폴트를 막기 위해 어느 정도 지원이 필요한지 평가하기 위해서다. 완커의 2025년 만기 달러 채권은 지난주 약 10센트 하락해 1달러당 80센트로 떨어졌으며, 2027년 만기 채권은 49센트로 급락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완커의 부채 상환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 부동산 위기의 여파는 홍콩 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홍콩의 대형 개발업체 ‘뉴월드 디벨롭먼트’는 일부 대출의 만기 연장을 은행에 요청했다. 뉴월드는 6월 말 기준 2200억 홍콩달러(약 40조8723원)에 달하는 부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20년 만에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뉴월드는 전체 부동산 매출의 73%가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다. 뉴월드의 일부 영구채는 사상 최저치인 30센트까지 하락했으며, 올해 주가는 57%의 폭으로 떨어졌다. 홍콩 기반 고급 부동산 개발업체인 ‘파크뷰’ 그룹 역시 이번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섰다. 파크뷰는 베이징 중심업무지구에 위치한 상징적인 피라미드 형태의 상업 단지를 매각하려 하고 있다. 쇼핑몰, 호텔, 예술 센터 등을 포함한 이 상업 단지는 높은 대출 상환 비용으로 인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의 대응과 한계중국 당국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리 인하, 구매 비용 절감, 채권 발행 국가 보증 등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달 초 경제 회의에서는 내년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구제책은 부동산 가격 폭락 방지와 미완성 아파트의 소유자 보호, 초과 공급 흡수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그동안 중국 정부는 헝다와 컨트리가든 같은 주요 업체의 디폴트 사태를 관망해 와 시장 신뢰를 크게 잃었다. 레너드 로우 루크로 애널리틱스 연구원은 “최근 정부 정책이 하락 속도를 늦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장이 바닥을 다지기까지는 1~2년 더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자본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중국 본토와 홍콩 개발업체들의 채권 발행액은 673억 달러로, 지난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니엘 판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홍콩 개발업체들은 중국 시장의 침체와 홍콩 부동산 시장의 조정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부동산 위기의 여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유동성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투자자들의 신뢰가 여전히 낮은 상태기 때문이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서울 압구정·반포·여의도·성수 등 총 3만여 가구에 달하는 한강변 재건축이 환경부의 갑작스러운 반대로 줄줄이 지연될 위기에 놓였다.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관리청(한강청)은 안전 관리와 특혜 등의 이유로 덮개공원·입체보행교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외부인도 다닐 수 있는 만큼 특혜가 아닐뿐더러 한강청이 과거엔 설계도면 작성 과정에서 협의하겠다...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22%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지역과 올해 입주가 많았던 부산, 대구 등에서 입주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23만7582가구가 집들이한다. 올해(30만4213가구)보다 22% 줄어든 규모다. 2021년(23만6622가구) ...
경기도 양주시 옥정신도시는 주거비가 저렴한 데다 쾌적하고 살기에도 편리해서 힐링도시 같다고 합니다. 사실 판교와 동탄, 광교, 위례, 김포 한강, 파주 운정, 인천 검단, 평택 고덕 등 다른 2기 신도시 친구들에 비해 많이 주목받진 않았죠. 옥정신도시에 대해 궁금해하시...
올해 국내 증시에서는 고배당·저변동성 전략이, 미국 증시에서는 모멘텀 전략이 가장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 증시 상황이 정반대였던 만큼 서로 다른 전략을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었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 ‘…
“자동차 대출금리가 연 6%를 넘습니다. 신차를 살 엄두가 나지 않아 미국 코네티컷에서 여기까지 중고차를 보러 왔어요.” 지난 20일 뉴저지 버건카운티에 있는 한 중고차 영업점에서 만난 시어도어 르바인 씨는 이날 뉴저지 북부 인근 중고차 매장을 돌고 다음주엔 뉴욕시…
▶[이전 칼럼] 천경자 1편: 뱀을 그리는 여자, 천경자를 찾아 100년 전 고흥으로 시간여행 ▶[이전 칼럼] 천경자 2편: 꽃도 있고, 뱀도 있다… 천경자 그림 속 '행복한 슬픔' 타히티, 신문회관, 베트남 갑자기 웬 타히티일까요? 1969년 45세의 천경자는 …
사소한 것들은 우리에게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일상의 관습 속에 용해되어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소비되어 버릴 뿐이다. 클레어 키건의 소설 을 영화화한 킬리언 머피 주연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잡으면 부서져 버릴 것만 같은 연약한 사소한 것들에 숨결을 불어 넣는다.…
수업이 끝난 오후 ‘텅 빈 학교 운동장엔 태극기만 펄럭이고’ 하릴없이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으로 가는 길’은 왜 그리도 먼지. 당시 20km를 왕복해서 걸어 다녔던 신작로 길은 아직도 구석구석 눈에 훤할 정도다. 초등학교 6년을 내내 걸어 다녔으니까. 땅거미…
강진하면 먹물 같은 묵직한 농도와 무게감이 느껴진다. 대숲과 갈대숲을 스치는 바람결에 선비의 한과 집념이 전해져서일까. 선비의 유배지, 강진을 만나다 강진은 다산 정약용이 오랜 세월 유배한 곳인만큼 관련한 명소가 여럿 있다. 첫 번째로 만덕산 기슭에 자리한 다산초당이다...
탁 트이는 바다가 보이는 그린에서 시원한 샷을 날리는 것. 골퍼라면 한 번쯤 꿈꿀 법한 경험이다. 베트남 나트랑의 혼 트레 섬에서는 이를 실현할 수 있다. 나트랑에는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컨트리클럽이 많지만, 골프 코스가 섬에 마련된 곳은 오직 혼 트레 섬 뿐이다. 혼...
여행 플랫폼 아고다가 연말 휴가철에 앞서 가성비 좋은 아시아 지역 여행지를 소개했다. 아고다는 가성비 여행지 순위를 선정하기 위해 조사 대상 9개 국가별 최고 인기 도시의 객실 가격을 조사했다. 그 결과 태국 핫야이(Hat Yai)는 1박 평균 약 6만 4000원으로 ...
1시간전
2시간전
1시간전
“여러분, 우리가 싸워 지켜야 할 대상은 프랑스뿐 아니라 샴페인임을 명심하세요!”윈스턴 처칠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소집을 명령하면서 선언한 말이다. 쾌락과 축제의 술, 수세기에 걸쳐 가장 화려하고 관능적인 상징이 된 음료 샴페인. ‘위스키의 나라’에서 나고 자란 처칠의 지독한 샴페인 사랑은 전쟁을 끝내야 하...
밤이 일찍 찾아오고,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는 겨울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다. 화려한 도시의 루미나리에를 찾아가지 않더라도, 작은 소품과 가구만으로 포근하고 따뜻한 나만의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붉은 색상의 홈데코 용품들과 패브릭으로, 안락한 분위기를 선호한다면 베이지, 화이트, 실버 등으로 겨울철 인테리어를 완...
연말이면 바뀌는 풍경들이 있다. 필자가 가장 오랫동안 봐왔고 손꼽아 기다리는 것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앞 분수에 전구가 설치되고 조명이 켜지는 순간이다. 고전 양식의 건물들을 배경으로, 비록 정해진 기간 동안이지만 1년 중 가장 생기가 도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광경을 보면 진짜 연말이 됐음을 실감한다.몇 년 전부터 충무로 신세계 본점이 가세해 크리스마...
겨울은 빛이 말을 거는 계절이다. 어둠이 길어질수록 빛은 더 선명해지고, 그 속에서 우리는 위로와 용기를 찾는다. 크리스마스의 빛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 우리를 연결하는 금실(金絲)과도 같다. 한강 작가가 어린 시절 연필로 적은 “사랑은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라는 표현처럼 빛과 사랑은 우리의 삶을 잇는 실이 된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가 있다. 흔히 ‘3C’라고 불리는데 축구(Calcio), 수다(Chiachiere), 그리고 음식(Cucina)이다.기원전 4세기에 <계절에 맞는 최상의 재료>라는 요리책이 나올 정도로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음식 문화는 자부심 그 자체이자 몸속 깊이 새겨진 유전자나 다름없다. 장화 모양의 위아...
2024.12.24 02:00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