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면 톱 > '부부은행원' 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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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선호풍조가 젊은 층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은행의 행내결혼이인기를 끌고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여직원들의 근로조건이 가장 좋은 곳으로 알려진상업은행 은 행내커플이 7백여쌍이나돼 전 행원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82년 개점,87년 3쌍의 사내커플이 탄생한 이래 매년 2배씩 증가해현재 53쌍의 부부가 같은직장에서 근무하는 신한은행은 젊은 사원들이 많아앞으로 행내부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책은행인 국민은행에도 행내 커플인 "대체빵"이 7백여쌍이나 되는등행내결혼의 인기를 반영하고 있다. 같은 은행내에서 돈의 이동은 없이 서류상으로만 왔다갔다 결제할때"대체"라는 도장을 "빵"찍는 것에 빗대어 "대체빵"이라는 은어가 생겨났다.또 은행원들 사이에선 타은행원과의 결혼은 "교환빵",고객과의 결혼을"대출빵"이라고 부르고있다. 5년동안 열애끝에 지난해11월 결혼한 국민은행의 송유인(30.노동조합후생부장)김명옥(26.중부지점)부부는 지난 85년 경남 북마산지점에서 함께근무한것이 인연이돼 "대체빵"이 됐다. "직장일을 서로 훤히 알기때문에 이해의 폭도 넓고 도움이되는 경우가많습니다" "대체빵"이된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는 송씨는 그러나 "보너스가 언제나오는지,수당이 얼마나 올랐는지등을 속속들이 알고있어 비상금을 챙길여지가 없다"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 지난 봄에 결혼,아직까지 신혼의 단 꿈에 젖어있는 상업은행의곽우철(27.신길동지점)임춘희(27.자금부)부부는 "출산휴직을 1년이나보장해주는등 결혼하고도 다닐수 있어 직장으로는 은행이 최고"라고자랑했다. 그러나 인사관리 담당자들은 행내결혼의 증가를 그다지 반가워하지만은않는다. 모 은행의 인사관리 책임자는 "부부가 같은 지점에서 근무하면 서로껄끄러울뿐더러 입출금을 조작하는등 대형 금융사고를 낼 위험이 있어부부를 같은 지점에 두지 않고 있다"며 "최근 인사관리가 전산화돼옛날처럼 밤을 지새우는 일은 없지만 부부행원들이 늘면서 인사에 제약을받게돼 적재적소 배치의 폭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행원들의 행내 연애소문만 나돌아도 인사담당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것도 미리 진상을 파악,금융사고에 대비하고 인사에 반영하려는 이유때문. 신한종합연구소 기업경영정보실 김진주임연구원은 "사내 금융사고가실제로 발생하는 일은 거의 없으나 연애기간에는 금융사고의 위험성이상대적으로 커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구원은 특히 부부행원이 늘게되면 여행원들의 인사적체가 심할것이라는 일반의 우려와는 달리 행내부부의 경우 남편이 차장까지 승진하면부인은 대체로 퇴직하게 마련이어서 오히려 여행원들의 적체해소에 도움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