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초 직선 의회선거서 민주후보 우세
입력
수정
1백50여년에 걸친 영국의 식민통치이래 15일 홍콩에서 처음으로 실시된직선 입법평의회(의회) 선거에서 주민들에 의해 직접 선출되는 총 18석의직선 의석중 17석에서 민주주의 지지파 후보들이 우세를 보임으로서 홍콩합병을 앞둔 중국에 타격을 가했다. 현지 TV 보도에 따르면 홍콩 전역의 총 2백54개 투표소에서 이날 아침일제히 실시돼 하오 10시 30분(현지시간) 마감된 선거에서 총 1백90만명의유권자들중 39.15%에 해당하는 75만4백67명만이 투표에 참석, 극히 저조한투표율을 보였다. 이같이 저조한 투표 참석율은 최소한 50% 이상의 참석율을 보일것이라던 홍콩 정청의 당초 예상치에는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현지 TV 방송국인 TVB는 이날 선거와 관련, 오는 97년 중국으로 주권이반환되기 이전에 홍콩의 완전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자유주의자들이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밝히고 반면 친중국 및 보수주의 성향의후보들은 극히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의 공식 결과는 16일중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TVB가 투표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홍콩민주연합당(UDHK)이 직선으로 선출되는 18석 가운데 12석을 차지하고여타 자유주의자들이 나머지 의석 대부분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홍콩의 현행 제한된 민주주의 체제하에서는 총 60명의 의원들로 구성된의회에서 불과 18명만이 주민에 의해 직접 선출되고, 나머지 42석중21석은 금융가나 회계사와 같은 보수주의 성향의 특수 이익집단들에 의해,또다른 21석은 영국이 파견한 홍콩 총독 데이빗 윌슨경에 의해 각각지명된다. 정청 관리들은 이날 선거 결과에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이날 선거 마감을 앞두고 "내가 여러분들에게 당부드리고자 하는 것은반드시 투표권을 행사해달라는 점이며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중국은 홍콩주민들이 민주주의 실현에 별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오판할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던 마이클 슈엔 헌정담당 장관은 예상외의결과가 나오자 " 선거의 승리가 단지 투표율에만 의존하는 것은아니다"라고 발뺌,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분석가들은 이번 홍콩 의회 선거의 참석율 저조 현상으로 중국 당국이앞으로 보다 광범하고 빠른 속도의 홍콩 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하는 홍콩주민들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명분과 힘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