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타고 몰려오는 외국약품...김대곤기자

제약산업체가 멍들어가고 있다. 고부가가치의 정밀화학에 속하는 제약산업은 분명 선진국형유망산업임에도 불구,개방의 격랑속에서 제갈길을 잃고 있다. 외국약품범람과 과당경쟁등으로 업체의 재무구조는 날이 갈수록 허약해져 반드시추진해야할 신약개발에는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지난 7월 외국약품의 개방과 관련,두가지 의미깊은 사건이 발생했다. 하나는 프랑스의 룻셀 유크라프사가 외국의약품 도매업소로는 처음으로국내에서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간 것이다. 룻셀 유크라프사는 한독약품과 60대40의 비율로 10억원의 자본금을출자,지난 3월 설립됐다. 의약품도매업합작인가를 받은 곳은 룻셀 이외에도 시바가이기 (미)메르크AG(스위스)UCB(벨기에)제일제약(일)등 30여개사를 넘는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가시적 영업활동을 벌이지 않고 있었는데 룻셀이판매망을 확보,사업개시에 착수한 것이다. 지난 7월18일 사업개시를 자축하는 연회가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있었다. 전국을 5개 영업권으로 분할,40여명의 영업사원을 확보하고한국의약품시장에 자신있게 뛰어든 것이다. 이는 이제 외국 제약사가 생산단계에서 유통단계로 진출하는 중요한계기가됨을 의미한다. 제조업분야에서는 업죤 훽스트 쉐링 사이나미드등 38개사가합작진출,그동안 국내 제약산업의 기술제휴관계를 유지해왔으나90년1월부터 의약품제조업이 외국인투자자유업종으로 전환되면서합작형태의 변화가 일기 시작한 셈이다. 그들은 서서히 국내 파트너를 몰아내고 1백% 자기자본화하고 있다. 그중 한국쉐링 한국씨락 한국싸노피 한국신텍스 한국존슨등 7개사는 이미1백% 출자하고 있다. 자본력이 취약한 국내 투자자들에게 잇따른 증자등을 통해 합작선에서손을 떼도록 무언의 압력을 가하는 수법등을 쓰고있다. 1백% 단독출자형식으로 국내 유통시장에 직접 참여키위한 것이다. 가령 수익이 있는 의약품은 제약회사를,생산보다 완제품을수입판매함으로써 이익이 있다고 생각하면 도매점을 개설,영업에만치중하겠다는 의도다. 곁들여 당장의 이윤만을 생각,국내제약사들이 다투어 의약품을수입,스스로 자생력을 잃어가고 있기도하다. 지난해에는 4억3천2백만달러어치를 수입,89년대비 40.5%의 폭발적인수입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수출액 1억6천4백만달러의 약2배가 되는것이다. 특히 수입된 1천9백여종의 완제품가운데 10만달러이상의 실적을 보인제품은 91개 품목이나 된다. 국내 제약사들이 어렵게 생산하느니 외국 완제의약품을 수입,손쉽게장사나해보자는 속셈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볼수있다. 결국 스스로 제약사이기보다 의약품도매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두번째 사건은 보사부가 지난 6월26일 고시 제91-34호를 통해보험진료수가 기준을 개정,7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것이다. 개정내용중제4항에 "수입의약품은 보건사회부장관의 수입승인을 받은 때에는약가기준액표에 등재된 것으로 보며 그가격 산정기준은 보건사회부장관이승인한 표준소매가(수입승인가)이내에서 요양기관의 실구입가에 의한다"고규정되어있다. 그동안 수입의약품은 의료기관의 보험약으로 인정되지않아"약가기준액표"에 등재되지 않았다. 물론 극소수이긴 했지만 여러가지 제약조건이 따랐고 단지 예외규정으로적용됐을 정도다. 그러나 이제 보사부장관의 수입승인만 받으면 얼마든지병원납품이 가능해졌다. 또한 수입품의 보험약가도 "요양기관의 실구입가에 의한다"고 규정되어있으므로 외국제약사가 국내에 진출한 외국의약품도매점을 통해 병원에납품할 경우 얼마든지 약값을 조정할수 있다. 그렇게되면 국내 의약품가격이 제약협회의 통제를 받는것과는 달리 폭리혹은 덤핑을 취할수도있는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