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등 수입농산물 농약 범벅 ... 우리농산물도 성행

바나나, 레몬, 밀등 수입농산물은 수확후에도 해로운 농약이 마구 뿌려진채 국내에 들여오고 있다. 또 국내산 마늘, 고추 등에도 장기 저장이나 선도유지를 위해 상인들이농약을 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회장 김순)이 지난13일과 1 4일 이틀동안 서울 퍼시픽호텔에서 개최한 `여성과 농약''을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지적됐다. 시민의 모임은 이 세미나에서 일본 `자손기금''이 미국, 호주 등지의농장 현지 에서 촬영한 `수확후 농약살포 실태''를 비디오로 방영했다. 여기에 소개된 농약처리 장면을 보면 레몬은 수확한 후 먼저 염소제로세척하고 다시 알카리제로 세정한다. 이어 레몬의 푸르름을 보존하기 위해 제초제로 쓰이는 2.4-D(디클로르페녹시 아 세트산)와 세제를 혼합한 왁스를 도포해 껍질의숨구멍을 메운다. 이같이 처리된 레몬은 일단 상자에 담겨져 3-6개월정도 저장된 다음크기에 따 라 가려져 다시 알카리제를 분무하고, 과피를 반짝거리게 하는OPP와 곰팡이가 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TBZ등의 보존제를 뿌려준다. 그리고는 크기와 신선도등을 다시 가려내 유명브랜드가 찍힌 포장용상자에 담 아 해외로 수출한다. 이 비디오는 이밖에도 수확한 밀을 장기간 저장할 목적으로 신경계통에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페니트로치온''이나 `스메티온''등의 농약을밀알과 혼합하는 장면 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같은 농약및 보존제의 살포가 완전 자동화된 대규모컨베어시스템으로 처리돼 이런 과정이 합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보여준다. 이 세미나에서는 또 덜익은 새파란 바나나를 따서 농약용액이 가득한대형 풀에 담가두는 사진도 공개돼 충격을 주었다. 이같은 바나나의 농약처리는 단맛을 내는 화학처리와 벌레 발생을방지하기 위 한 살충제 처리로, 수입 바나나들이 대부분 이런 과정을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세미나에 참석한 농촌의 주부들은 "국내에서도 마늘, 고추등 장기간저장이 필요한 농산물을 중간상들이 농약에 담그기도 한다"며 "이렇게 하면고추는 껍질이 반들반들하게 붉어지고 마늘은 겨울이 지나도 단단하게유지된다"고 밝혔다. 세미나에서는 이밖에 농약의 구조와 위해성(강익중. 경원대 교수)농산물 농약잔류기준(이재묵. 보사부 사무관) 농약정책과사용수칙(홍인식 농수산부 과장 )등의 발표와 농촌과 도시주부가 함께참여한 농약피해에 대한 토론회등이 있었다. 시민의 모임측은 농산물 수출국가에서 농약을 남용하지 못하도록국제적 차원의 `농약피해 예방연대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