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자칼럼 > 들쥐천국 비상

서박(서박)이라는 옛말이 있다. 쥐를 말린 것으로서 아무 짝에도쓸모없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처럼 쥐란 생물학 의학 유전학 실험용 이외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동물이다. 곡식이나 축내고 삼림에 피해를 주는가하면 병원균이나 퍼뜨려인간을 괴롭히는 존재일뿐이다. "시경"에는 "쥐야 쥐야 요놈의 큰 쥐야/우리집 기장을 그만 먹어라/삼년을두고 성화였는데/그래도 날 좀 못봐주겠니/그러면 이젠 널 버리고/즐거운저 땅에 가버리련다(석서석서 무식아서 삼세관녀 막아긍고 서장거녀적피낙토)"고 했고 조선조 실학자 다산 정약용도 "들쥐는 들을 파서 곡식을잘라 먹고/집쥐는 집을 뒤져 모든 살림을 다 훔친다/백성들은 쥐 피해에날마다 말라들어/기름 말라 피 말라 뼈마저 말랐네(전서혈전축치가서백물미불투 민피서할일유췌 고초혈 피골고)"라고 했다. 예부터 쥐의폐해가 얼마나 극심했으면 이러한 기록들이 남아 있겠는가. 쥐의 피해는 곡식뿐만 아니라 식물의 번식에도 미친다. 나무에 열린종자열매를 먹어 치우기 때문에 삼림의 번식도 차단시킨다. 그보다 더 가공할 일은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전염시켜 인명피해를가져오는 것이다. 쥐가 가져다 주는 병이 유행성출혈열 출혈성폐렴 페스트발진열등 무려 12가지나 되니 인간의 천적일수밖에 없다. 그런데 근년들어 한국에서 들쥐가 엄청나게 늘어나 비상이 걸렸다.국립보건연구원이 최근 조사한 바로는 전국의 들쥐가 9억6천만마리로세계평균서식밀도(인구의 3 4배)의 7 9배를 웃도는 "쥐천국"이 되었다는것이다. 그 들쥐떼들이 한해에 먹어 없애는 곡식이 남한사람들의 4개월치분량인데다 쥐전염병이 해마다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에 아연하지 않을수없다. 관계당국이 그 원인을 분석한 것을 보면 자업자득의 결과가 아닐수 없다.휴경지의 증가,쥐불놓기풍습의 소멸,쥐잡기운동의 유명무실화등은 그런대로개선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들쥐를 잡아먹는 뱀 매 수리 족제비등을사람들이 정력제로 남획한 것이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해 주는 먹이사슬을파괴해 버려 들쥐가 날뛰게 되었다는 지적에 이르면한숨이절로나올수밖에없다. 정력제라면아무거나마구잡아 먹는 몬도가네적한국인들의 무절제와 단견적 생태관이 가져온 당연한 귀결이다. 파리시경이 구서부라는 쥐축출부서를 두고 있듯이 행정관서에쥐박멸전담부서라도 설치하고 "쥐와의 전쟁"을 벌여야 할때가 지금인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