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국교로 국내기업 중국진출구도 전면 변화 일듯

한중간의 국교정상화로 우리기업들의 대중진출구도에 전면적인 변화가 일전망이다. 그동안 미수교상태에서의 각종 제약때문에 본격적인 대중투자를 망설였던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업계에 또한번 "중국붐"이 세차게 몰아닥칠 것이기때문이다. 이는 또 그동안 대기업들이 추진해온 러시아극동및북한투자프로젝트들에도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중국을거점으로 삼아 러시아의 극동지역과 북한까지를 포함,동북아지역을 하나로묶는 다면적인 "신북방비즈니스"가 가능하게 됐기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백권호책임연구위원은 "기업들의 대중비즈니스가이제까지는 간접교역과 중소기업위주의 "소총형"투자로 특징지워졌지만앞으로는 직교역이 중심이 되는한편 대규모투자도 활발해질것"으로내다봤다. 그는 또 이제까지 미수교상태인 탓에 참여가 어려웠던 도로항만 철도 통신등의 고부가가치형 대규모프로젝트에 대한 진출도 본격화될것으로 예상한다. 지금까지 우리기업들의 대중국비즈니스는 정부간 차원의 어떠한 보증도없는 상태에서 "불안하게"진행돼왔다. 특히 투자진출의 경우 2중과세방지과실송금보장등 각종 제도적 보장조치가 뒤따르지 않다보니 대기업들이본격적인 투자를 망성였던게 사실이다. 이는 현재 3백건가까이에이르고있는 국내기업들의 대중투자가운데 90%가량이 투자액1백만달러미만의 봉제 신발 완구등 소규모노동집약형 업종에 집중돼있는데서도 잘 드러난다. 그러나 한중수교는 이같은 문제점들을 근원적으로 풀어나갈수있게 할것이다. 24일의 북경 한중외무장관회담에서 양국정부는 조속한 시일내에이중과세방지 항공 해운 어업협정등을 체결키로 합의,전망을 더욱밝게해주고 있다. 이들 협정체결은 국내기업들의 중국내 활동에 있어서 "운신폭"을 크게넓혀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기업들의 중국주재원들은 이제까지 변변한신분보장조차 받지못한 상태에서 일해왔다. 대부분 중국정부로부터3개월짜리 단순비자를 발급받음으로써 체류기간연장을 위해 불필요하게본국에 다녀와야하는등 불편이 컸다. 이 때문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비즈니스를 추진하는 일이 어려웠다. 항공 해운등의 교통관련협정이 안돼있어 직접 중국과 내왕하는교통.운송수단이 제한돼 중국을 오갈때도 홍콩등 제3국을 경유하거나제3국선박을 이용해야하는등 시간과 비용상의 차질이 컸다. 국내기업들은 한중국교정상화로 이같은 문제들이 해결될수있게 됐다는데무엇보다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또 양국간 국교수립으로우리기업들이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경제개발계획에 참여하는 길이열리게됐다. 이미 현대 삼성 럭키금성 대우 포항제철등 대기업들이한중투자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있는데 이어 정부가 주도하는천진한국공단건설계획이 확정되는등 붐이 일기 시작했다. 한중수교로 가장 들떠있는 기업들은 건설 통신등 사회간접자본시설업종의기업들이다. 중국정부는 지난해부터 시작된8차5개년경제개발계획(8.5개)기간동안 건설분야에만 1천억달러가까운투자를 계획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어 건설업체들은 벌써부터 군침을흘리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중동과 동남아등에서 쌓은 해외건설경험을 살릴 경우 문이열린 중국건설시장을 공략하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철강 시멘트 자동차 전자등 중국정부가 공업화정책에서 역점을 두고있는중화학분야진출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대우그룹이 검토중인 산동성시멘트공장,현대의 상용차프로젝트,삼성전자의천진VTR공장등 우리측 투자규모만도 1천만달러대에 이르는 굵직한투자프로젝트들이 줄이어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다면적인 중국시장공략이 가능하게됐다는 것 못지않게우리기업들이 큰 기대에 부풀어있는 것은 "한중수교의 후방효과"이다.중국과의 국교수립으로 중국내 활동이 자유롭게 됨에따라 중국을 거점으로러시아극동 북한 베트남 몽골등을 종횡으로 잇는 효과적인 "신북방전략"을펼수있게 됐기때문이다. 삼성물산의 조경한북방담당이사는 "이제까지 동북아시장의 중심축을이루고있는 중국을 자유롭게 거점으로 삼는 일이 어려워러시아극동따로,북한따로,베트남따로 식의 비효율적인 비즈니스가불가피했었지만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이와관련,최근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추진되고있는연해주한국공단,북한두만강유역개발참여등의 야심적인 프로젝트들이 더욱실현성있게 추진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종합상사들을 중심으로 우리기업들이 중국내 지사망을 확충하는 한편홍콩에 있던 중국영업본부를 다투어 북경으로 옮겨놓은 것도 이같은 흐름에비추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