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지석영 선생
입력
수정
16세기초에 시작된 유럽인들의 아메리카대륙 정복은 침략자들에 의한현지인의 대량 살륙으로 시작되었다. 대포와 소총으로 무장한 백인탐험대에 대한 아메리카 인디안의 저항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정복자 유럽인들은 신무기보다도 더 무서운 인명살상무기인 괴질의 병균을대륙에 옮겨 놓았었다. 바로 "천연두"라는 새로운 병이었다. 스페인의 산토 도밍고를 출발한 나르바로스 함대가 1920년 멕시코의동쪽해안에 상륙했다. 이 함대를 따라나선 선실 잡역부 네포무센 소년은상륙한곳에서의 전투가 격렬해지자 겁을 집어먹고 탐험대를 도망쳐 원주민촌으로 숨어들었다. 그런데 이 소년은 천연두 병균의 보균자였다. 병균은급속도로 인디안 촌으로 파고들었다. 죽음의 병은 부락에서 부락으로번져나가 잠깐사이에 300만명이상의 병사자를 냈다. 네포무센 소년은죽음을 불러온 사자로 역사에 남게 되었고 많은 부족들은 이때에 멸종되고말았다. 우리의 역사에도 천연두는 손님 마마 두창 포창등 많은 이름으로 줄기차게등장,군신을 함께 괴롭혀 온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태종때에는 성헌대군이두창에 걸려 타계했고 숙종-영조 조에는 전국에 두창이 창궐해서 두과만담당하는 전문의를 조정에 두기도 했다. 조선시대에만도 40여회 이상의유행기록이 왕조실록에 기록 되어있다. 이병에 걸리기만 하면 생명을 잃게마련이었고 살아가남더라도 평생을 곰보 얼굴로 견뎌내야 했다. "마마"는상감마마 중전마마,그리고 역신마마와 같이 가까이할수 없는 무서운존재였다. 문화체육부는 떼죽음의 공포로 부터 우리민족을 해방시켜준 송촌지석영선생(1855~1935)을 7월의 문화인물로 선정,그의 공적을 기리는각종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그는 스승 박영선이 일본에서 가져온종두귀감을 읽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우두종법에 의한 종두를 실시했다.스스로가 일본에 건너가 두균의 제조법을 배워와 전국에 종두를보급시켰다. 이조말 최초의 관립의학교를 설립되자 그는 초대 교장으로임명되어 현대의학의 기틀을 다지는데 심혈을 쏟았다. 선각자의 귀한 숨결이 오늘의 우리인술에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음이 새삼새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