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공직자의 조건..손숙 연극인

교통질서를 위반해서 경찰의 단속을 받게 되거나 혹은 어떤 일로 법을위반해서 재판을 받게 되는 경우 대부분의 해당자들은 재수가 정말 없다고 생각하지 내가 잘못을 저질러서 벌을 받게 되었으니 부끄럽다거나 미안하다는 마음은 거의 없는것 같다. "무전유죄, 유전무죄" 따위의 유행어가 아니더라도 일반 국민들의 마음한구석에는 돈있고 권력있는 사람은 더큰 죄를 저질러도 멀쩡하더라는 짙은불신이 깔려있고 그러다 보니 번연히 잘못을 저지르고도 "왜 나만"이라는불만이 언제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것이다.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정의 한파가 몰아치고 5,6공의 실력자들이 감옥으로 해외로, 붙잡혀 가고 도피하는 걸 연일 보면서 이제는 좀 나라가 제대로 되어가나보다 싶었는데 청와대 사정담당 비서관이던 이충범 변호사사건은 큰 충격이 아닐수 없다. 깨끗한 정부를 국정의 지표로 삼고 윗물 맑기 운동을 벌이던 정부의 사정담당 비서관이 도덕성에 흠이 있다면 국민은 다시 깊은 불신에 빠질수 밖에 없게되고 나라는 방향을 잃을수 밖에 없다. 국민이 공직자에게 청렴과 도덕성을 요구하는것은 그런 요건을 갖춘 공직자만이 공인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수 있기 때문이다. 고위 공직자들의 근태 상황을 총괄하는 암행어사 노릇을 하는 막중한자리의 공인이 다른 공직자들에게는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면서 본인은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수임한 민사 분쟁과 관련하여 피해 보상금의 절반에해당되는 무려 10억원의 거액을 챙겼다면 어느 공직자가,어느 국민이정부를 믿고 따르겠는가. 말썽 즉시 사표를 받고 검찰은 위법성 여부를 가려 응분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지만 강력한 정부,깨끗한 정부,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부가되기 위해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잘못을저지른 사람은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을 가질수 있는 사회가 참으로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