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UR협상단 무엇을 얻어낼까..개방충격 최소화 추진

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이 미국과의 막판협상을 위해 결연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브뤼셀로 떠났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 형편은 "쌀시장개방불가"보다는 "쌀시장개방 불가피"쪽이라는 위기론이 보다 설득력을 갖는다고 협상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허장관도 출국전 기자회견에서 UR협상 진전상황으로 볼때 쌀시장지키기가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을 정도로 문제는 심각하다. 이같은 상황을 분석해 볼때 막판 미국과의 협상결과 얻을수 있는 과실을"개방불가"보다 "개방불가피" 쪽에서 찾아야 하는것이 허장관이 풀어야할당면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허장관은 이와관련, "쌀시장개방불가라는 기본방침이 받아들여지지 않을경우 차선책으로 금융 서비스시장등 미국측이 원하는 것을 모두 제시하면서까지 최선을 다해 미국측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쌀시장개방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로 보이긴 한다.그러나 미국측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이같이속마음을 내보인 것은 그만큼 협상에서 한수 뒤진채 끌려가는 모양새라는비판이 있다. 또 미국이 과실만 챙기고 최소시장접근방식의 개방을 계속 요구한다면줄것 다주면서 다시 사정하는 결과가 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점은 캔터USTR(미무역대표부)대표가 "최소시장접근의 실현이중요하다"고 지난달 30일 브뤼셀로 떠나기전 기자회견에서 밝힌사실에서도 엿볼수 있다. 그는 시장접근에 관한 토의가 이루어진다는 전제아래서라면 미국이 농산물협상에서 많은 융통성을 보일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결국 우리가 쌀관세화에 동의하면 다음단계인 쌍무협상에서 양보를 받을수 있음을시사했다. 이처럼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볼때 어려운 결단이긴하나 "우리가 예외없는 관세화라는 UR의 기본원칙을 수용하고 최소시장접근방식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찾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분석이설득력있게 나오고 있다. 개도국 우대원칙에 근거하여 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관세화를유예하고 이기간중 국내소비량의 2~3.3%까지 최소시장접근을 허용하는방안이 자꾸 거론되는 것도 이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하고있다. 일본(6년유예에 4~8%)보다 유리한 조건을 받는것이 보다 실현가능한협상전략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실정이 일본보다 나쁜 점을 강조해 관세화유예기간을 일본의두배인 12년이상 끌어낼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결국 UR협상이 우리의 외침에 관계없이 오는15일로 예정된 타결시한에 맞추기위해 미국 EC 일본등이 밀어붙이고 있는점에서 비롯되고있다. 허장관이 "15일까지 우리의 쌀시장개방전략이먹혀들지 않을 경우 그이후에는 협상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점에서도 심각한 형편을 실감케된다. 경제기획원관계자들도 이번 고위급 협상단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일본보다유리한 결과를 얻어오면 일단 성공이라고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관세화 원칙은 수용하되 유예기간을 최대한 연장하고 최소시장접근허용폭을 최소화하는게 지금으로선 최선의 협상이라는 것이다. 일본은 관세화 유예기간 6년에 최소시장접근 4~8%로 미국과 타협을이끌어낸 만큼 우리로선 이보다 나은 조건을 이끌어내는데 협상력을총동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이제와서 관세화 예외를 받아내기는어렵다는게 기획원내의 중론이다. 관세화원칙을 받아들이더라도 협상여하에 따라서 개방피해의 정도가 크게차이가 날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본이 관세화원칙을수용한다는 큰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6년의 유예기간을 얻어내고6년후에 관세화여부를 다시 논의한다는 단서조항을 이끌어낸 것이 좋은사례라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협상단은 관세화원칙을 받아들이면서도 우리의 특수한 사정을감안한 타협안을 제시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같은타협안을 제시하고 미국을 설득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게 아쉽다는점은 인정하고 있다. 또 이런 타협안을 갖고 협상에 나서려면 협상단이 여러가지 협상카드를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관세화유예기간,최소시장접근,관세인하폭이 달라짐에 따라 연도별로 국내쌀가격과 수급이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