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개방이라니..' 전국 분노/허탈..어제 반대집회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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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쌀시장을 개방할 방침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5일 전국 각지에서는분노와 허탈속에 쌀시장개방을 반대하는 시위와 집회가 잇달았다. 농협중앙회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한강고수부지에서 전국 단위농협조합장과 농민조합원 2만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쌀 개방 결사저지 전국농협인 궐기대회"를 갖고 쌀시장 개방 방침의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농민들은 이날 쌀시장 개방저지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통해 "정부는 생명선인 쌀에 대한 관세화는 물론 최소시장 접근등 어떤 조건부 개방압력도 저지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또 "다양한 기능과 절대적 중요성을 지닌 한국 쌀 농업의 특수성을반영, 균형되고 공정하게 협상을 진행시켜 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작성,서덜랜드 GATT(관세무역 일반협정)사무총장과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키로 했다. 이날 대회가 끝난뒤 1천4백여명의 농협조합장들은 오후 5시께부터 서울서대문 농협중앙회 대강당에 모여 쌀시장 개방을 반대하는 1천3백만명의서명부와 전국에서 가져온 쌀 4백여포대를 쌓아 놓고 쌀시장 개방수호를다짐하는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쌀 수입개방저지 범국민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성훈)도 이날 오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쌀시장 개방이 대세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협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우리 정부는 협상시한 마지막까지 농산물 수입개방 이행계획서의 제출을 유보하는등 끝까지 협상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농어민 후계자 중앙연합회(회장 김동열)는 "쌀 개방이 전격적으로발표됨에 따라 오는 6일로 예정된 단식농성을 보류하고 7일 범국민대회를 가진뒤 8일에는 보다 조직적이고 강경한 투쟁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농민회 총연맹(의장 윤정석)도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대통령은 쌀과기초농산물 개방에 관한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고 거듭촉구했다. 이와함께 충북기독교 농민회(회장 최충규목사)와 기독교장로회 청원서북연합회(회장강진국목사)는 이날 오후 청원군 오창면 징대리 대광교회에서농민교계인사등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쌀시장 개방 거부를 위한 기도회"를 열고 정부에 쌀시장개방 철회를 촉구했다. 한국농어민 후계자 연합회 전남 연합회도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이번시장 개방을 계기로 그동안 유보해 왔던 김영삼정권 반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앞으로 농기계반납 농사포기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무기한장외투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경기도 여주군 농민회 소속 농민 2백여명과 충남 당진군 농협소속조합원 5백여명도 이날 각각 쌀 수입개방 반대 결의대회를 갖고 농기계를 반납하는등 시위를 벌였다. 한편 한호선 농협중앙회장을 비롯한 농민대표, 조합장등 16명은 GATT본부를 방문, 쌀개방저지를 위한 농악시위를 벌이기 위해 6일 낮 12시55분 대한항공 901편으로 제네바로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