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결혼식 청첩..이호진 <심익악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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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나라와 민족을 막론하고 한결같이 다른 것이 전통의 고유 풍속이고,그중 대표적인 것이 혼례와 장례 풍속이다. 우리는 근대화 과정에서 이 풍속이 너무 사치스럽고 낭비적이라 하여 이미10여년전에 가정의례준칙과 관련법을 만들어 간소화를 도모해 왔으나 모두실패하고 지금은 오히려 더욱 악화 일로에 있는것 같다. 극도로 복잡한 도시생활 속에서 봄 가을 거의 동일동시에 혼잡한 중심가에집중되는 결혼식. 이것이 과연 우리의 실생활에 어떠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며 이에 우리는얼마만한 개인적 사회적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새삼 다시 생각해 볼 때가아닌가 싶다. 지금 우리는 결혼식은 무조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여 성대히 베풀어져야빛나고 뜻있는 결혼식이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여기에 문제가있다고 본다. 결혼식에 초청되는 손님은 대개 네 부류,즉 혼주의 혈연 지연 학연 관계및사회적 관계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빠뜨릴 수 없는 대상은 역시 가까운 친인척과 고향 친지들이다. 학교 동창관계도 중요하기는 하나 늘상 가까이 하는 동창 외에는 그처럼 절실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적 관계의 대상 중에는 청첩범위에 크게 신축성을 둘수 있게마련이다. 그런데 요즘의 현실은 이 신축성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경향이 더 많은것 같다. 평소 오가다 만나면 목례인사 나눌정도의 평범한 관계,때로는 상대를 잘알지도 못하는 데도 청첩장을 받게 되는 예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내 가정의 일생일대 경사인데 소식전하지 않으면 후에 섭섭해 할 그런 분들께 청첩장이나 전화 등을 통해 정중히 연락하고 또 참석해준 하객들과는 반갑게 인사 나누면서 축하의 정담을 주고 받을수 있는 그러한 결혼 풍속이 하루빨리 정착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