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미국, 대일무역보복 어떻게 할까..후속조치 관심사

미국정부가 어떠한 대일무역보복조치를 취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있다. 미국은 가능한 모든 대일무역보복조치에 대한 검토를 끝내고 최종발표만을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일본도 그냥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을보이고 있다. 일본이 협상을 통한 미국의 시장개방요구를 거부한 이상 말(추가협상)은필요없으며 행동(보복조치)으로 일본시장을 강제로 열수 밖에 없다는게미국의 확고한 방침이다. 미국은 설사 일본이 역보복에 나서무역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상관치 않겠다는 강경한자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은 어떤 식으로 보복조치를 취할 것인가. 무역전쟁위험을 무릅쓰고 한꺼번에 가능한 모든 제재조치를 취할지,아니면 처음에는비교적 약한 보복조치를 취한뒤 상황변화에 맞춰 후속조치에 나설지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두가지 다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후자를 택할 공산이 더 크다. 미국이 과거 유럽연합(EU)이나 중국에 취한 무역보복이 단계별 수순이었다는 전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은 오일시드(콩 해바라기씨같은 기름을 짜는 유지작물)보조금문제로 EU에 보복조치를 취했을때 EU의 포도주에만 2백%의 수입관세를 부과했다. 또 올초 중국과 통상마찰을 겪었을때에도 중국의 대미섬유수출쿼터를 축소하는 선에서 그쳤다. 그후 상대방이 양보하자 미국은 보복조치를 철회했다. 이로볼때 미국은 우선 일본의 휴대형무선전화기에만 고율의 보복관세를부과하는 정도로 1단계보복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일본의반응을 지켜본후 강경한 추가보복에 나서든지 일본과 재협상을 갖든지할 것이다. 무선전화기가 1차보복대상이 되고있는 이유는 지난89년 맺은미일무선전화시장협정에 대한 일본의 협정이행여부를 평가하는 시한이 마침15일이어서이다. 추가보복조치로 예상되는 것은 일부 일본수입품에 대한 통관강화,미국에있는 일본자동차공장의 부품면세혜택박탈,엔고유도등이다. 이밖에 최후수단으로 슈퍼301조를 대통령령으로 부활시켜 상품및 서비스등 모든 분야에 걸쳐수입금지나 제한같은 극단적인 제재를 가할수도 있을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처럼 강도높은 보복까지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강도가 약한 1단계보복조치로 미국의 확고한 일시장개방의지를 과시해 일본으로부터 구체적인 시장개방조치를 약속받고 다시 협상을 가질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은 국내여건상 미국에 맞대응해 무역전쟁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으로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경기침체장기화에다 정치개혁법을 둘러싼연립정권의 내분으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호소카와총리가 미국과정면대결을 벌이지는 않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의 1차보복을받더라도 강경대응을 자제하고 일부 가시적인 시장개방조치를 취해,재협상분위기를 조성해나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보복과 맞보복의 악순환인 무역전쟁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무역전쟁가능성이 전혀 없지만도 않다. 미국의 대일불만이 그 어느때보다 큰데다 일본역시 과거와는 달리 수세일변도만은 아닌 탓이다. 특히 일본은 이번에 굴복하면 앞으로도 계속 미국요구에 질질 끌려다니게 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