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한국도 사정권 안전지대 아니다..슈퍼301조 영향

미국행정부가 불공정무역국가로 간주되는 교역대상국들에 대한 강력한보복조치발동을 골자로하는 슈퍼3백1조를 사실상 부활시킴에 따라 우리나라에 어떤 파장이 미칠지에 귀추가 모아지고있다. *(물론 미행정부의 슈퍼3백1조 부활은 최대무역역조국인 일본을 겨냥해 취해진 조치로 우리나라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않을 것이라는게 정부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 최근 지적재산권보호문제를 비롯, 제2이동통신사업에 대한 미국업체들의 참여권문제와 법률시장 등 서비스시장개방을 둘러싸고 양국간 공방전이 벌어지고있는 시기에 슈퍼3백1조가 발동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우리나라도 미통상공세의 "사정권"에 들어있기는일본과 다를게 없다는게 통상관계자들의진단이다. 이는 미키 캔터미무역대표가 슈퍼3백1조 부활을 발표하면서 "우리의목표는 우리상품과 용역의 시장진출을 막는 전세계의 주요 무역장벽을철폐시키는것"이라고 못박은데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달 열린 제3차 한미경제협력대화(DEC)등 양국간 통상협상테이블에서 미국측이 우리측에 줄기차게 제기해온 시장개방확대압력에 우리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하지못할 경우 슈퍼3백1조 부활에 따른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오는 8일 서울에서 열릴 한미통상실무회의에서 미국측은 자동차수입확대와 지적재산권 보호강화를 공식 의제로 요구해올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미국 자동차제조업협회가 "한국은 연간 11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하면서미국산등 외제승용차수입은 극도로 규제하고있다"며 항의사절단을 보낼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있는 상황이다. 미국측이 우리나라에 추가적인 시장개방을 요구하고있는 분야는 자동차수입관세 인하 등 상품분야이외에 법률서비스 학원 유선방송 서류송달업 화훼작물등 9개분야에 이르고있다. 또 오는 96년부터 개방키로 일정이 잡혀있는 유통시장분야에서도 외국업체에 대한 점포수와 매장면적제한을 앞당겨 풀 것도 요구하고있다. 금융분야에서도 지난해 우리정부가 발표한 금융시장개방계획(블루프린트)의 이행시기를 앞당기고 내용도 좀더 구체화할 것을 요구하고있다. 쇠고기수입물량을 좀더 확대하고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때 합의한쌀수입물량도 기준을 변경해 보다 늘리도록 압력을 넣고있다. 이같은 개방요구와 함께 소위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시정도 강도높게 제기하고있다. 수입농산물에 대한 위생통관검사를 강화한 "그린카드시스템"이 사실상의비관세장벽이라는 주장을 비롯해 음반 컴퓨터소프트웨어 등에 대한지적재산권 보호장치강화 경품제한 폐지 백화점 세일규제완화등을이같은 맥락에서 거론하고있다. 이와함께 양국간 무역수지에 대한 통계기준차이로 발생하는 "동상이몽"도 잠재적인 현안의 하나. 관세청 통관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무역수지는 2억달러흑자를 거둔 것으로 돼있으나 미국상무성 통계론 작년 미국이 한국에 23억달러의 적자를 본 것으로 잡혀있다. *(또 지난 91, 92년엔 우리나라가 미국에 무역적자를 기록했다는게 우리정부측 통계인데 비해 미국은 줄곧 우리나라가 대미무역에서 흑자를 내온 것으로 주장하고있어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이 언제든 고개를 들 소지가 있다.) *다만 작년 일본의대미흑자가 6백억달러에 달했고 중국도 미국과의 교역에서 1백억달러가 훨씬넘는 흑자를 챙기고있는 것에 비하면 이 정도의 무역수지차가 큰 불씨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장석환상공자원부 제1차관보는 한미통상현안과 관련, "지난달 워싱턴에서열린 제3차DEC에서 양국간 입장이 걸러졌고 오는6월 양국통상장관회담이예정돼있는등 쌍무적인 대화채널이 확보돼있는 상황인만큼 미국측의 일방적통상보복조치가 발동될 가능성은 크지않다"며 "미국측과의 채널을 계속가동해나가면서 현안문제에 대한 조정작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3백1조 부활에 따라 당장 주목되는 것은 이달말 미행정부가 의회에제출할 연례 국별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대한통상환경을 어떻게 규정할것이냐는 점이다. 미정부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오는9월말까지 타깃으로 꼽힌 나라를우선협상대상국(PFC)으로 지정, 후속 쌍무협상결과에 따라 보복조치발동여부를 결정하게 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