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소 닭보듯 .. 정희자 <동우개발/힐튼호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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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세상은 복잡해 진다. 사람과 사람사이도 삭막해지며 냉냉한 기운이 사회발전과 비례하듯 퍼져 나간다. 우리 주변만봐도 마찬가지다. 이웃과 이웃끼리의 따스한 인정은 어느새 메말라 버려 이웃에 누가사는지, 언제 이사를 오고 가는지 모른채 시간을 흘려 보내기 일쑤다. 어쩌다 동네를 걷다보면 마주치는 얼굴이 있어도 흘끔 쳐다보면 그뿐,서로인사도 없다. 모처럼 큰 맘을 먹고 눈인사라도 보낼라치면 오히려 이상한사람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안녕하세요" "진지 잡수셨어요" "별일 없으셨죠" 서로 붙잡고단 몇분이나마 안부를 건네던 정다운 모습은 이미 전설속으로 사라진 듯하다. 이웃간의 인사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남에게 폐를 끼쳤을 때의 에티켓이다. 복잡한 지하철을 타고 내리다 남의 발을 밟았을때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쯤은 할수 있어야 한다. 어깨를 심히 부딪치고도 아무말 없이 가버리는 행동은 아무리 보아도 문명인의 태도가 아니다. 회사에서도 인사가 모자라기는 마찬가지다. 복도에서 마주치는 사람을애써 외면하는 것은 다반사고 외부 손님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닭이 소쳐다보듯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이! 굳모닝! 하우 아 유" 어쩌다 복도나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서양사람들은 지금도 예외없이 인사를 건넨다. 그들 사회도 발전했고 그들세상이 복잡하기는 우리네 보다 더할게 분명한데도 이런 여유가 어디서생겨나는 것일까. 나는 이것이 어려서 부터의 가정교육에서 출발한다고 믿는다. 부모들은 어려서부터 인사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인사하는예절만큼은 나무라지 말고 기분좋게 사랑으로 가르쳐야 한다. 사랑속에서 인사하는 법을 익힌 아이들이 자라날때 그들이 활동하는 세상은더이상 삭막하지 않을 것이며 여기저기 흐뭇한 인정이 소담스럽게 영글어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