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경제] 대만, 컴퓨터 완제품 '새승부수'

대만의 컴퓨터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저가부품을 중심으로세계를 지배하다시피했던 업체들이 첨단제품쪽으로 눈을 돌리고 가능한한독자적인 상표의 완제품생산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제적인 하청업체의 위치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지난해 대만 컴퓨터업계의 총매출액은 1백8억달러로 지난 86년의 23억달러에 비하면 거의 5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근사한 성장세이나 속을 들여다보면 미국 일본등 외국의 대형 컴퓨터메이커들에 주로 부품을수출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컴퓨터에 내장되는 마더보드의 경우 전세계 생산품의 83%가 대만산이다.마우스도 전체의 80%가 대만에서 만들어진다. 대만산부품의 시장지배력은다름아닌 저가라는 가격경쟁력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부품위주생산으로인해 대만기업들은 건실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외국기업의 부품수주에매달려야 하는 국제적인 하청업체 의 위치를 벗어날수 없었다. 더욱이최근에는 국내의 임금비용이 상승하면서 그나마 가졌던 가격우위에도안심할수 없는 형편이다. 대만기업들이 완제품을 생산하지 않았던 것은아니다. 그러나 이 역시 틈새시장을 겨냥한 저가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어독자상표를 가지고 IBM 애플 도시바등 일류기업과 정면대결할 엄두는 내지못했다. 이같은 문제점들을 깨달은 대만기업들은 지난해부터 달라진 환경에적응키위해 변신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저가품에서 고가품으로,기초부품에서 첨단부품쪽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그리고 가능한 독자상표로 경쟁력있는 완제품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선 저가의 기초부품생산은 중국 말레이시아등 임금코스트가 낮은 나라로돌리고 이미지스캐너 그래픽카드 멀티미디어기기등 고가의 첨단보조장치에전념키로 했다. 또한 외국 컴퓨터메이커들과 맞설수 있는 경쟁력을 갖기위한 방법으로 구조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좋은 예로 대만 최대의 컴퓨터회사인 아세르사를 들수 있다. 아세르는분열사업전략 아래 오는 2000년까지 회사를 특정기술이나 서비스를특화하는 21개의 독립된 자회사로 나눌 계획이다. 각자 특화된 분야의기술개발에 주력한다는 것이며 모회사인 아세르는 자회사들에 브랜드를제공하고 이들간의 제휴를 추진하는 조정역을 맡는다는 복안이다. 이는시장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추진되고있다. 대만기업들은 수출품의 경우도 완제품을 그대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부품과 주변기기를 독자적인 상품으로 수출,현지에서 고객의 기호에 따라다양하게 조립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함께 이들은 지난해부터 한물간데스크톱 PC생산에서 탈피,경쟁이 치열한 노트북PC분야에 주력키로했다.단기적으로 어려움이 따르겠으나 고부가가치제품에서 앞서지 못하면 평생2류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란 위기의식에서다. 경쟁이 치열한 곳일수록 틈새도 넓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며 그결과 대만은현재 일본을 앞지르고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의 노트북생산국으로 부상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