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영자 사업관행 "비슷"..뇌물공여 등 무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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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신경원] 한국과 일본의 경영자들은 외국에서의 뇌물공여, 저질부품의 사용, 거래 담당자에 대한 선물 제공등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 반면공금의 사용, 사회적으로 유해한 수출등에 대해서는 상당한 거부감을 느끼고있는 등 대체로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신기술의 개발을 위해 경쟁업체의 핵심기술자를 스카웃하는 것과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경영자들이 대조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이것은 경북대 이종영교수가 일본 고오베대 경제경영연구소와 공동으로 한국인 기업가 2백88명과 일본인 경영자 3백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과일본 경영자의 기업윤리"에서 드러났다. 이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경영자들은 공금의 사용에 대해 본인의 경우 87%와 95%가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응답했으나 타인은 64%와 43%가 하고 있다고 응답해 심리적인 부정에도 불구하고 공금의 사용이 관행적으로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에서의 뇌물공여에 대해 한국과 일본측의 91%와 90%가 필요할 경우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여 해외사업에서의 뇌물제공에 압도적인 다수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질이 낮은 부품을 몰래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한국과 일본에서 72%와 77%가 최종제품의 전반적인 질이 열등하지 않거나 소비자들이 부품에 관심이 없을 경우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 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사업과 관련해 선물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도 본인은 한국과 일본 경영자의 78.7%와 58.8%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특히 타인은 어떻게 할것인가는 질문에는 한국의 88.3%와 74.4%가 선물을 할 것이라고 응답해 선물제공이 보편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에 따라 한국과 일본의 경영자들이 일반적인 사업관행에서 상당히 큰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반면 경쟁업체의 기술자 스카웃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은 29.7%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일본은 72%가 이익이 난다면 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큰 대조를 보였다. 또 인권을 침해하는 사업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일본경영자들은 73.4%가 인권을 침해하는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한국은 43.4%로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한편 지난 10년간의 기업윤리 수준변화에 대해 한국과 일본 경영자의 82.5%와 61.5%가 상승했다고 응답했는데 그원인으로 일본은 윤리적 행동의 필요성 각성(64%)을 꼽은 반면 한국은 사회적 압박(35%)을 지적해 이체를 보였다. 이는 일본의 경우는 기업 윤리의식 상승이 사회적 압박보다도 기업의 자체적인 각성이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한국 경영자들은 어쩔수 없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고서에서는 또 기업의 윤리의식이 가장 높은 국가로 한국경영자들은 독일,영국,일본,미국,한국,중국의 순으로 일본측경영자들은 독일,미국,영국,일본,한국,중국순으로 응답해 독일의 기업 윤리의식이 가장 높게 보았고 일본경영자의 윤리의식이 한국보다 높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