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동아그룹회장 귀가...검찰, 구체 혐의 못찾아

성수대교붕괴사고를 수사중인 서울지검(본부장 신광옥 2차장검사)은 9일 성수대교 시공회사인 동아건설 최원석회장을 이틀째 조사한 결과, 동아건설이일부 부실시공을 한 사실을 밝혀냈으나 최회장과의 관련성이 적어 일단 귀가조치했다. 신본부장은 이와관련, "성수대교의 위험성에 대해 일체의 보고를 받지 못했던 이원종 전서울시장과는 달리 최회장은 철강구조물인 트러스제작에 문제가있다는 보고를 담당이사로부터 사후에 받았던 사실이 드러났다"며 "그러나 최고책임자로서 최회장의 주의의무와 위험성의 예견가능성간의 인과관계가 뚜렷치 않아 귀가조치했다"고 밝혔다. 신본부장은 그러나 "이번 귀가조치로 최회장에 대한 조사가 끝난 것이 아니며 최회장을 불구속피의자로 조만간 재소환해 업무상 과실치사상혐의를 계속조사할 방침임을 분명히 해둔다"고 강조했다. 신본부장은 "공사당시 동아건설의 숙련인력이 해외로 나간 상태에서 시방서상 금지돼있는 용접부분의 하청이 3개월간 이뤄진 사실이 확인됐다"며 "하청은 통상 최고경영자의 결재가 있어야 가능한 만큼 최회장이 이를 결재했는지를 추가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회장은 이에 대해 "오래전의 일이라 기억이 안난다"고 진술했다고 신본부장은 전했다. 신본부장은 또 "트러스의 경우 공장에서 제조된 이후 지상에서 철저한 가조립시험을 거쳐 현장에 출고해야 하는데도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로 가조립도 안하고 출고, 현장에서 제대로 맞지 않는등 부실시공혐의가 짙다"고지적했다. 신본부장은 공사진척도와 관련, "트러스의 출고지연으로 9개월간 공사가 지연된 상태였고 최회장이 공사를 독려하기 위해 임직원을 해고 또는 강등조치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전하고 "이것이 부실시공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더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사가 늦어지자 최회장이 성수대교의 핵심부분인 트러스제작기간을 단축하도록 독려했고 결과적으로 불법적 하청이 이뤄지는등 최회장과 부실시공간의 인과관계가 상당 수준 드러났는데도 검찰이 사법처리를 미룬 것에 대해 비난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