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 경영스타일 이렇게 다르다..삼성경제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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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이 현대의 경영방식을 분석하고 미래지향적 경영을 위해서는 삼성도 현대처럼 경영방식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내부보고서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세계 최대의 컴퓨터 하드웨어 조립업체인 미국 맥스터사의 인수를 위해 삼성은 2년여에 걸쳐 타당성조사및기타 재무,환경요인을 신중히 검토했으나 현대는 이러한 정보를 입수한지 2개월만에 먼저 매수해버렸다는 실패사례에서 출발하고 있다. 내용을 요약한다.******************************************************************** 삼성과 현대의 차이는 주로 창업자의 의지및 경영스타일과 모체기업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중 모체기업의 차이는 현재 삼성과 현대가 보이는 경영관리상의 차이를 상당부분 설명해주고 있다. 삼성의 경우 과거 그룹의 모체이자 "삼성아카데미"의 산실이었던 모직 제당의 경영방식이 현재 그룹전체의 지배적인 경영방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현대는 건설을 모체기업으로 오늘날의 그룹을 형성,건설업의 경영방식이 그룹전체의 지배적인 경영방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삼성의 경영은 복잡성에 가깝고 현대의 경영은 단순성에 가깝다. 과거의 안정적인 환경에서는 "삼성아카데미"식의 경영방식이 모범적인 것으로 그 우월성을 인정받았지만 환경의 변화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차이가 과거만의,또 몇몇 관계사만의 것으로 그치지 않고 현재의,그리고 모든 그룹사에 전파되어 확고한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삼성은 현재의 대그룹이 형성되기까지 최종소비재에서 중간재를 포괄하는 방향으로,경박단소형의 소비재 중심에서 중후장대형의 생산재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나왔다. 모직 제당에서 전자 중공업 유통 건설 레저 화학방면등으로 매우 이질적인 업종으로 다각화돼 왔다. 그러나 기존의 경영방식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져 종래의 정적인 환경과 경박단소형의 소비재산업에서 굳어진 경영관행이 현재의 다각화된 업종,환경과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 과거 "아카데미"의 경영방식이 그룹의 성장에 결정적이었고 장기적으로 성공해왔던 것만큼,오늘날에는 그룹의 변신에 강한 장벽으로 역작용하고 있다. 지금도 계열사의 경영관리자들이 관리방식을 "아카데미"에 문의하고 참조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변화가 어렵다는 증거이다. 현대의 경우 끊임없이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왔지만 초기부터 일관되게 중간재(산업재) 중후장대형 산업을 고수하고 있다. 건설에서 자동차 중공업 제철 기계 금융 화학 전자로 이행된 과정은 일관성이 있고 건설업 자체의 특성이 매우 미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그 운영방식이 잘 적응된 사례이다. 건설업이란 한마디로 조직이다. 프로젝트중심이며 매 프로젝트마다 사람과 물자와 자금을 한데 모아 조립하는 시스템산업이라 할수 있다. 건설업의 경영방식은 도급 용역을 최대한 활용하는데다 모험적 창의적이어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알맞은 면모를 갖추고 있다. 정주영명예회장은 "건설업에서 자란 인재는 어떤 사업도 성공적으로 해낼수 있다"는 소신을 피력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모든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현대전자도 건설업의 개념,경영방식이 거의 그대로 채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현대전자의 경영사례에서 눈여겨 보아야할 부분은 건설업의 사업마인드를 원용한 부분 후발업체로서 상위기업을 추격하기 위해 취한 특단의 조치등 두가지이다. 건설업에서 사업마인드를 원용하고 있는 첫번째 사례는 국제적인 프로젝트 입찰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다는 것이다. 변화가 심한 전자업의 성격상 모든 기술분야를 커버할수 없는 만큼 제휴 외주 용역계약등 대외활동을 통해 수시로 필요한 기술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한다. 두번째는 적극적인 영업(수주)마인드이다. PC의 경우 시제품이 나오기도 전에 미국시장에 3만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이 초기 공장도 건설하기 전에 선박수주에 성공했던 것처럼 적극적인 "일감확보"의 마인드가 형성돼 있다. 상위기업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첨단산업의 성격상 종래의 기술도입소화자체개발이라는 수순으로는 선진기술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판단아래 막바지 개발단계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그방법은 최고급인력의 스카우트,실리콘밸리 직접진출을 통한 개발거점 확보,외국유수기업의 인수.합병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감한 투자와 고급인력에 대한 파격적인 대우도 마찬가지이다. 삼성의 반도체사업은 선진기술에 대한 집요하고도 신중한 학습과정을 통해 그내용을 "우리 것"으로 소화시켰으나 현대는 "아웃풋만 나오면 된다"는 방침에 따라 단시간에 갖은 수단을 동원,아웃풋을 완성시켰다. 현대는 그후 아웃풋 개발및 생산기술을 점차 조직하부로 전파하는 단계를 밟았다. 이것은 환경변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핵심기술은 활용의 문제이지 소유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의 발로이다. 이러한 사례는 외부자원조달에 대한 양그룹의 입장차이를 잘나타내 주는 것이다. 90년대 경영환경의 특징은 "변화"이다. 과거 기업은 안정적인 기술과 자본,인력공급의 바탕에서 부분적인 개선만으로도 생존할수 있었다. 그러나 급속한 변화는 기업에 위기경영을 요구하고 있다. 위기경영이란 "단순한 경영"이다. 거두절미하고 핵심에 접근하는 집중성과 신속성,그리고 단호함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오늘날 초일류기업으로 불리우는 기업은 한결같이 "단순경영"으로 나가고 있다. 더이상 복잡한 경영구조로는 삼성이 21세기 초일류기업으로 살아남을수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