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지도자의 대망..윤병철 <하나은행장>

격변하는 사회에는 형안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정치 사회적 격동은 물론 기술의 발달과 경제질서의 변화는 우리의 앞날이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예측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더욱이 사회가 다원화하고 복잡해질수록 옛날과 같은 소수의 지도자에게이런 변화에 대처하는 길을 기대할 수 없다. 사회 각 부문에서 뜻있는 사람들이 나서 당면한 현실을 정확하게 분석하고긴 안목을 가지고 전체적 입장에서 협조하면서 자기부문의 미래를 준비하고변화에 대응해 나가는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도자란 주어진 일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를 생각하기에 앞서 변화된여건을 미리 예측하여 이에 대응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일들을 추진하는데 모두가 자진 참여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이해시키며 전략의 개발과 동기부여로 의욕을 고취해야 한다. 지도자는 이처럼 미래를 먼저 생각하고 변화를 창조한다. 미래는 이성과 지식보다 감성과 창조력의 산물이다. 지도력이 충만한 사람들의 열정과 형안이 우리의 현실을 바람직스러운미래에 이르도록 하는 다리를 만들어 준다. 우리사회 각계에 이런 사람들이 나서야 할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된다. 모든 나라들이 자국의 이해를 위하여 어제의 이념이나 동맹관계를 미련없이 버린다. 기업들은 사활을 걸고 변화와 혁신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경영의 혁신이나 사회적 변화를 위하여 미래상을 제시하고 몸소실천하는 사회지도자나 최고경영자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현실을 걱정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하는 일은 쉽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하도록 할 것인가는 용이한 일이아니다. 미래를 위한 경쟁의 시대가 전개되고 있는 요즈음 사회 각분야에서 뜻있는분들이 몸소 나서 주위를 이끌고 미래로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비록 작은 분야에서나마 변화를 주도하고 실천하는 지도자의 출현을 간절히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