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면톱] 조세행정관청, 세금등 거둘땐 악착/반환땐 미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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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거둘 때는 철저하면서도 잘못 거둔 세금을 돌려줘야할 때는 왜 그렇게 미적거리는 지 모르겠어요" 조세행정관청이 세금이나 부담금을 잘못 물린 경우 적극적인 반환자세를 보여 투명한 조세행정을 펴야하는데도 납세자들에게 "소송을 통해 반환받으라"며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납세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29일 법조계등에 따르면 그동안 해석상의 차이로 논란을 빚던 일부 세금과 부담금에 대해 법원이 일관되게 돌려줘야한다고 판결하고 있는데도 정부가돌려줘야할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다는등의 이유로 미온적으로 대처,조세저항의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조세저항 현상은 지난 7월말 헌법재판소가 토초세법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린 이른바 "토초세 파동"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당시 이미 낸 세금과 부과처분만 받고 세금을 내지 않은 납세자들의 처리를 두고 논란을 빚었고 이후 정부가 새로운 토초세법을 만들면서 90~92년 3년동안 세금을 낸 납세자에 대한 처리를 전혀 거론치 않아 정부가 고의적으로 토초세해결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같은 자세에 대해 납세자들은 "세금을 물릴 때는 엄하면서 사실상 위헌결정이 난 토초세법에 의거해 물린 세금의 취소는 왜 자진해서 안하고 법원에 미루는지 모르겠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조합아파트의 개발부담금 부과대상은 조합인데도 구청이 개별조합원에 물린데 대해 법원이 "물린 개발부담금을 돌려주라"고 판결하고있는데도 구청이 "개별적인 소송을 내라"는 식으로 부담금납부자의 권익보호에 나몰라라하고 있다. 최종우변호사는 이와관련,"승소한뒤 해당 관청에 부담금반환을 요구했으나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당장 돌려주기 어렵다는식의 반응만 들었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다가구주택도 부가세가 면제되는 공동주택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그동안 건설사업자들이 자진납부한 부가세는 돌려줘야한다는 서울고법의 판결이 나오고 있는데도 세무관청이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진반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법원판결전인 1심에서 승소할 경우 승소금액에 해당하는 국가재산에 대해경매신청등 가집행을 할 수 있지만 개별 납세자들이 혼자 가집행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 납세자들은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난 이후까지 반환을 기다려야 한다. 납세자들은 행정관청의 이같은 처사에 대해 "세금을 잘못 거뒀다면 납세자가 굳이 반환을 요구하지 않아도 자진반납해주는 것이 선진 조세행정이며 이런저런 핑계로 돌려주지 않는다면 조세저항만키우는 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