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단신] 만화 사전심의 여부로 간행위-만협간 갈등 심화

만화의 사전심의를 둘러싼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위원장 이원홍)와 한국만화가협회(회장 권영섭)의 갈등이 노골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백여명의 만화가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만협은 1월부터 간행위의 사전심의제를 거부하고 대신 협회가 자율적으로 회원 작품임을 명시하는 마크를 부착하겠다고 선언했다. 만협은 그러나 간행위의 사전심의는 배격하지만 사후심의는 당분간 수용하겠다면서 앞으로 회원작품들을 청소년용과 성인용으로 분류,별도로 유통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난 68년부터 시행돼온 만화 사전심의는 폭력성과 잔인성 선정성등을 검토해 수정을 요구하거나 폐기 반려하는 식으로 이뤄져왔다. 만협은 이 조치가 "작가의 창작의욕을 말살시킴으로써 국내만화가 독자로부터 외면당하고 그 결과 일본만화가 국내만화시장을 장악하게 된 요인이 됐다"고 거부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간행위는 "인쇄매체의 보관성을 감안할 때 다른대중매체에 비해 적극적인 사전심의가 요청된다"는 강경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따라서 자율적인 규제를 통해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겠다는 만협과 간행위의입장차가 어떻게 좁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