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감원이 고민에 빠졌다..대동은행 행장승인 절차 강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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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감독원이 곤혹스럽다. 내부적으로 승인불가방침을 정해놓고 있는 김연조대동은행장후보(외환신용카드회장)를 승인해달라고 대동은행에서 8일 공식서류를 접수시켰으나 처리가 쉽지 않다. 게다가 오비이락격으로 부산지법에서 7일 대출커미션과 실명제위반혐의로 조흥은행의 전현직간부 7명에게 실형을 선고함에 따라 이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스런 눈치다. 조흥은행의 실명제위반이 법원에서 확인된 이상 어떤 형태로든 징계조치를 취해야 하나 이게 자칫 주총을 앞둔 조흥은행의 인사구도에도 영향을 줄것으로 보여서다. 실명제위반사건의 경우 담당임직원의 징계는 물론 기관경고까지 해온것이 관례였다. 기관경고는 "주의성"과 "문책성"으로 나눠지나 문책성 경고를 받을 경우 관련 임원들은 은행장이 될수 없다. 이종연행장의 용퇴로 이번 주총에서 새행장을 뽑아야 하는 만큼 문책시기와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울수밖에 없다. 물론 주의성 경고에 그치면 관련임원이 행장이 되는데는 아무 장애가 없다. 조흥은행측은 사안이 경미해 기관경고가 내려진다해도 주의성에 그칠 가능성이 큰데다 행장후보 0순위인 우찬목전무가 이 사건과 별 연관이 없어겉으론 태연한 표정이다. 은감원은 그러나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구설수에 휘말릴 우려가 커 상당한 고심을 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대동은행문제도 풀기가 쉽지만은 않다. 대동은행측에선 김회장이 이미 행장후보로 선출된이상 감독원의 공식 승인거부가 있기까지는 정상적으로 "절차"를 밟겠다는 생각이다. 이유야 어쨋든 김회장이 공식적으로 "문책"을 받지 않아 은행장자격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7일 열린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충분히 논의된 만큼 은행장자격의 판단을 대동은행에 맡겨야 하는것 아니냐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은감원입장은 고위관계자 개인의 입장표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식적인 견해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은감원은 이날 오후 서류접수 즉시 공식적인 검토에 들어갔으나 어떤 논리로 승인을 거부해야 할지 애를 태우고 있다. 한편 대동은행은 은감원이 끝내 김회장의 승인을 거부할 경우 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또다시 구성하지 않고 이번에 구성된 행추위를 다시 열어 새행장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이 경우 김회장과의 후보레이스에서 탈락한 김봉규중소기업은행부행장이 가장 유력한 편이지만 김회장을 밀었던 위원들이 제3의 인물을 다시 선정할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게 대동은행주변의 얘기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