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주평] 퀴즈쇼..방송스캔들 통해 미도덕콤플렉스 드러내

배우이자 감독인 로버트 레드포드가 만든 "퀴즈쇼"는 전형적인 미국영화다. 미국최대의 방송스캔들을 다룬 이작품은 그들의 "도덕콤플렉스"를 반영한다. "정직한 시대의 증언"을 내세우며 미국인들의 윤리관을 대변, 금년도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올랐지만 정작 영화를 통해 확인되는 것은 극도의 상업주의로 대변되는 이중성이다. 1958년 NBC방송국은 "21"이라는 퀴즈쇼로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TV의 위력을 과시한다. 이 프로에서 연승가도를 달리던 허비(존 터투로)가 각본에 의해 밀려나고 콜롬비아대학교수인 찰스 반도렌(랄프 피네스)이 새 챔피언으로 떠오르자 허비는 조작극사실을 폭로한다. 배심원단의 조사결과가 공개금지로 종결되면서 국회 법사위소위원회의 젊은 변호사 리차드 굿윈(로브 모로우)이 독자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굿윈이 끈질긴 노력을 계속하는 중에도 새 영웅 반도렌에 대한 시청자들의 환호와 인기는 하늘로 치솟고 허비의 상실감은 그만큼 깊어간다. 방송국측은 반도렌에게 압력을 넣어 모든것이 모함이며 억측이라고 증언해줄 것을 요구하고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반도렌은 1주일간 증발한다. 이 기간동안 양심의 소리에 귀기울인 그가 퓰리처상수상시인이자 영문학교수인 아버지를 만나 텅빈 강의실에서 나누는 대화는 인상적이다. "진실은 단순한 거란다" 마침내 청문회에 출석한 반도렌은 모든 것을 고백한다. 그러나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자막처리된 뒷얘기가 더 많은 내용을 증언한다. 그의 용기있는 고백은 값진 것이었지만 NBC는 여전히 견고하게 성장했고 역사도 달라진것이 없다. 아메리칸드림의 빛과 그림자. 그들이 왜 고통스런 양면거울로 끊임없이 스스로를 비추는가 하는 "퀴즈쇼"의 해답이 바로 여기에있는 셈이다. (4일 명보극장 / 시네하우스 개봉)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