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모터쇼] (상) RV혁명..지프형 자동차 휩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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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김정호]"싱글차림보다는 콤비차림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7일(현지시간) 개막된 제65회 제네바모터쇼를 둘러본 정세영 현대그룹회장의 촌평이다. 과거 모터쇼에서 세단형자동차(싱글차림)가 주류였다면 이제는 미니밴 지프형자동차(콤비차림)등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른바 "RV(Recreation Vehicle)혁명"이다. 요즘 세계 각지의 주요 모터쇼는 RV를 위해 열린다는 느낌이다. 이번 제네바 모터쇼가 강하게 내비추고 있는 특징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RV강세가 일반 승용차에도 큰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이 제네바모터쇼에서 발견한 새로운 트렌드이다. GM의 독일 자회사인 오펠이 내놓은 맥스(MAXX),씨트로엥이 출품한 자나에(Xanae)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 컨셉트카는 소형승용차의 범주에 들어간다. 그러나 외관이나 실내공간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흔히보던 엑센트나 프라이드의 스타일이 아니다. 실내는 보다 넓고 편의성이 강조됐고 외관은 지프형자동차나 웨건스타일을 닮았다. 승용차로 사용하건 레저용으로 사용하건 아무 불편이 없다는게 특징이다. 승용차가 흔히 이야기하는 다목적차량 형태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형태의 새로운 개념의 승용차들이 90년대말에는 폭발적인 인기를 거둘것으로 보입니다"(이형근 현대자동차승용상품기획부장) 벤츠도 그동안 유럽지역의 모터쇼를 돌며 선보이던 이런 유형의 승용차 비전(Vision)A를 98년부터 양산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파리모터쇼에 처음나온 르노의 루도(Ludo)도 같은 개념의 차이다. 물론 RV도 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의 세아트(Seat)사가 테스트용으로 내놓은 알함브라(Alhambra)나 양산을 시작한 폴크스바겐의 샤란(Sharan)등은 세계각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거두고 있는 미니밴 종류이다. 기능도 새롭다. 특히 이번 모터쇼에서 눈에 띈 새로운 형태가 르노의 에바도(Evado).웨건인 이차는 세번째 좌석이 뒤쪽을 향하도록 배치돼 있다. 그리고 뒷문을 닫으면 액정화면의 TV가 장착돼 있고 CD플레이어나 다양한 옵션들이 붙어 있는게 특징이다. 편의성과 첨단기능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개발방식도 과거와는 다르다. 그동안은 각 업체들이 모든 신개발차량을 혼자서만 개발하는 것이 상례였다. 하지만 요즘 선보이는 미니밴들은 그렇지가 않다. 푸조 806,씨트로엥 어바종,피아트 율리스는 한 차종이다. 공동 개발한 차이기 때문이다. 세아트의 알함브라도 폴크스바겐의 샤란과 같은 차종이다. 폴크스바겐이 포드와 공동개발한 이차종을 자회사인 세아트도 생산할수 있게 했다. 아직 이시장이 성장단계에 있어 개발에 따르는 위험부담을 서로 나눌 있어 공동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있다. 개발기간을 단축해 원가를 절감할 필요도 있다. 이런 공동개발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업체로는 현대가 RV개념을 도입한 컨셉트카 HCD-III를 여기서 선보였다. 이 차는 스포츠 쿠페형 자동차이면서도 지프형자동차의 장점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차체의 높이를 조절할 수가 있다. 예컨데 일반 포장도로를 달릴때는 차체를 낮게했다가 비포장도로에서는 지프형자동차만큼 차체를 높인다. 유압에 의한 자동조절로 10 정도가 움직인다. RV시장중 미니밴등 다목적차량(MPV)시장만도 이미 미국에서는 연간 1백50만대 규모로 커졌다. 유럽도 20만대 규모이다. 2000년대는 1백만대 이상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세단일변도의 국내업체들이 방향을 조금이나마 선회해야하는 시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