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원격 화상회의 시대' 열린다..업무 신속화

오는 7월부터는 정부부처장관들이 주요한 국정을 논의하기 위해 멀리 과천으로부터 교통체증을 겪으면서 청와대나 광화문 제1정부청사의 국무총리실을찾아올 필요가 없게 된다. 대통령이나 국무총리는 원격화상회의시스템으로 컴퓨터모니터에 장관을 불러내 업무보고를 받고 얼굴을 마주보며 회의를 할수 있게 된다. 정부기관간에 국산멀티미디어PC와 고속의 광통신망을 이용한 화상회의시스템이 구축돼 7월부터 본격 서비스에 들어간다. 이 시스템은 청와대와 광화문 제1청사및 과천 제2청사에 고속의 구역내통신망인 광분배전송장치(FDDI)기간망을 구축하고 이를 광케이블 전용회선으로 연결해 화상회의등 멀티미디어통신이 가능토록 하는 것이다. 정보통신부는 초고속정보통신망 시범사업의 하나로 이를 추진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는 특히 국산워크스테이션급 멀티미디어컴퓨터인 콤비스테이션이 단말기로 채용되며 화상회의외에 전자우편 전자게시판 전자칠판등의 기능까지 갖추게 된다. 우선 올해에는 3자간화상회의 전자우편 전자게시판 전자칠판 컴퓨터비서 전자신문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내년에는 6자간회의 전화비디오(VOD)서비스 멀티미디어정보검색서비스를, 97년에는 다자간회의와 음성인식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얼굴만 마주보는 회의가 아니라 앞으로는 모든 국무위원들이 각자의사무실에서 컴퓨터모니터를 통해 문서나 메모를 주고 받으며 한자리에 모인것과 같이 효율적으로 회의를 진행할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특별히 기밀을 요하는 회의 이외의 모든 회의에 이 시스템을활용할 계획이다. 이를통해 정부가 첨단정보통신에 앞장선다는 계기를 마련, 민간부문의 정보화확산과 정보통신을 이용한 새로운 회의문화보급의 기폭제로 삼는다는전략이다. 첨단의 컴퓨터와 통신기술이 만들어낸 원격화상회의가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새로운 회의방식으로 급속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멀티미디어시대의 첨병이자 최근 각광받고 있는 "시테크"의 가장 핵심적인수단으로서 정착되고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교통체증으로 인한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줄이면서효율적으로 업무협의및 지시를 할수 있는 유용한 정보통신기술로 폭넓은 활용범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화상회의시스템의 기술적 구성은 매우 간단하다. PC에 장착된 고성능 소형카메라가 회의참석자의 말하는 모습(동영상)을 포착, 영상압축변환장치(코덱)를 통해 디지털신호로 처리하고 이를 고속의 광통신 전용회선망을 통해 상대편 PC로 전송함으로써 서로 상대의 모습과 음성을 보고 들으면서 회의를 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화상회의시스템은 기존의 정보통신기술과 관련장비로 비교적 용이하게 시스템을 구성할수 있을뿐 아니라 작업중인 탁상끼리 연결, 서로 신속한 업무협의및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지역간 거리감을 해소하면서 이동시간및 경비를 크게 줄일수 있는 유용성으로 인해 앞으로 각종 기관,기업,가정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확산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날로 교통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다 지방화 국제화추세의 확산에 따른 생산및 판매관리의 현지화, 사무실분산화가 가속되면서 화상회의시스템의 조기도입을 필수적인 과제로 보고 있다. 여기에 관련업계의 기술개발이 진전, 화상회의용단말기(PC) 코덱등의 성능이 개량되고 가격도 떨어지면서 이 시스템의 도입및 활용이 급격히 활성화될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오는 2015년까지 45조원을 투입, 장기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작업이 본궤도에 접어들면 화상회의시스템은 일반가정에까지 확산될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현재 화상회의시스템을 일반 가정에서 이용하기는 어렵다. 일반전화회선으로는 정보송수신량이 부족해 움직이는 영상정보를 실어나를수 없기 때문이다. 화상회의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T1급(1초에 한글 20만자를 전송할수 있는 용량)의 전용회선을 깔아야 한다. 현재 화상회의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는 기관이나 기업들도 모두 이같은 전용회선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초고속정보통신망이 본격 구축되기 시작하면 우선 통신수요가 많은 대도시 대형건물에서부터 궁극적으로는 일반가정에 이르기까지 광케이블을 중심으로한 대용량, 초고속의 정보통신망이 전국 각지에 깔리게된다. 이렇게되면 필요한 어느곳에서나 첨단의 화상회의시스템이 보편적으로 이용될수 있다. 나아가 원격교육 원격진료 재택근무등의 분야로 활용범위가 확산되면서 국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수 있는 정보사회 실현을 앞당기게 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