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데이콤, 시외전화 지역번호 놓고 심각한 대립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시외전화 지역번호를 놓고 심각한 대립양상을 보이고있다. 한국통신이 추진중인 "시외전화번호 도단위 광역화방안"에 대해 제2시외전화사업자로 지정된 데이콤이 이는 자사의 시외전화사업 참여를 원천적으로봉쇄하기 위한 발상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또 정보통신부는 이 문제는 종합적인 검토작업이 필요한 만큼 한국통신의 안을 즉각 수용하지 않을 뜻을 밝히고 있고 학계에서 전국지역번호를 33개로광역화하는 새로운 안이 제시되는등 시외전화번호 체계변경을 둘러싼 논란이확산되는 추세다. 논쟁의 발단은 한국통신이 현재 시군행정구역 단위를 적용,1백46개 번호권으로 시행되고 있는 전국의 지역전화번호(DDD번호)를 내년11월부터 서울시 광역시 도단위중심의 15개 번호권으로 축소,시행하고 전국의 지역번호국번및가입자 번호를 합한 전화번호길이를 모두 10자리로 통일한다는 계획을 수립,정보통신부에 승인 요청을 하면서부터. 한국통신은 서울(02)인천(032)대전(042)대구(053)부산(051)광주(062)제주(064)등은 현번호 그대로 유지하고 경기도(031)강원(038)충남(048)충북(049)경부(058)경남(52)전북(69)전남(61)등은 통합 변경한다는 것이다. 가령 현재 충주(0441)제천(0443)단양(0444)음성(0446)등으로 나눠져 있는 충북지역의 경우 지역번호를 049로 모두 통일,충주에서 제천으로 전화를 걸때는 지역번호를 누를 필요없이 걸수 있게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통신은 이럴경우 사용자가 지역번호를 쉽게 인지할수 있고 다이얼링도 훨씬 줄일 수있으며 번호권 과다(1백46개)로 인한 행정구역과 불일치를 해소할 수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콤은 이에대해 "시내전화망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통신이 지배적 사업자로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타사의 시장진입을 사실상 봉쇄하려는 의도"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 이유로 한국통신이 지난 94년8월 작성한 "시외 지역번호 광역화 계획(안)"에 시외전화경쟁과 관련 이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요금구조와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는 내용을 포함한 것을 들고 있다. 데이콤은 한국통신계획대로라면 시내전화및 30Km이내 인접통화권이 40원(3분1통화기준),31-1백Km구간이 2백원,1백1Km이상이 3백13원인현행 시내외 전화요금체계를 시내의 경우 50원으로 인상하고 시외전화요금을대폭 축소하는 "도단일요금제"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한국통신의 이방안은 경쟁초기부터 데이콤이 시외전화에서 흑자를 내지 못하도록 손발을 묶어 놓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시장방어수단이라고 반박했다. 정보통신부관계자는 "전화번호체제 변경은 ISDN(종합정보통신망)번호체계등과 연계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하고 필요하다면통신개발연구원등 외부에 용역을 주거나 전담팀을 구성,연구토록 하는 방안을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희대 진용옥교수(전자공학과)는 최근 "종합정보통신서비스의 국내 전화번호 체계의 변경방안"이라는 연구논문을 통해 서울시 광역시 도단위 중심의 15개지역광역화 계획은 2천만가입자의 전화번호가 일시에 바뀌는 등 엄청난 사회적 혼란이 초래된다고 지적,33개번호권으로 넓혀 시행하는 방안을 주장해 관심을 끌고있다. 그는 또 시외전화사업의 공정경쟁을 위해 모든 시외전화사업자의 식별번호는 현행 또는 변경예정인 지역번호에 1자리를 공동으로추가해 동등한 자리수를 부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