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마케팅의 현지화 .. 박운서 <통상산업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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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의 광동 심천지역에는 왼쪽소매가 3~5 짧은 Y셔츠가 대유행이라고 한다. 개혁.개방의 바람이 제일먼저 불어닥친 이 지역은 여제가 급속도로 발전하자 신흥부자가 많이 탄생했다. 한국에서 60~70년대에 유행했던 것고 같이 이곳에서는 돈깨나 있는 사람이면 너도나도 롤렉스시계를 구입해서 차고 다니는 모양이다. 롤렉스시계를 찬 이들의 자랑하고 싶은 충동을 만족시켜 주기위해 한 Y셔츠 제조업자가 잽싸게 왼쪽소매를 짧게 만들어 시장에 내놓았는데 날개돋친듯 팔린다고 한다. 국경이 소멸되어 가는 WTO체제아래서 생산기지의 세계화( Globalization of Production )와 판매의 현지화( Globalization of marketing )현상이 경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먼저 우리시장을 지키기 위해서 제일류의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들어 내거나 우리의 고유한 생활문화와 영합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 좋은 예가 물걸레 청소기다. 옛부터 우리조상들이 고안해낸 전통고유 기술을 재생하여 상품화한다면 우리 시장을 지키는 방법중의 하나가 될수 있을 것이다. 우리부는 지금 온돌 창호지 한산모시 안동포 옻칠등을 현대적 기술로 상품화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다른나라에 수출하는 제품도 상품기획에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현지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경기도 용인군에는 오토바이헬멧을 생산하는 홍진크라운이라는 한 중소기업이 있다. 이 회사는 미국의 젊은이들이 오토바이나 스노우모빌을 떼지어 타고 다니는데 착안하여 운전자간 상호 송수신이 가능한 무선기( Chatter Box )를 개발,헬멧에 부착한 오토바이헬멧을 만들어 "H.J.C"라는 자가브랜드로 수출하고 있다. 90년에 1백만달러를 수출하던 것이 작년에 2천1백만달러 수출했고 금년에 3천만달러를 수출할 계획이다. 93년이후 경쟁사 일본의 쇼에이사를 제치고 미국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지의 고객이 만족하는 상품을 만들어 내야만 팔릴수 있다는 단순한 논리에 충실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