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러시아 아방가르드전' 내달23일까지 개최

현대미술사에 큰 영향을 끼친 20세기초 러시아아방가르드미술을 한눈에보여주는 "칸딘스키와 러시아아방가르드 1905-1920년전"이 11일-5월23일서울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580-1611)에서 열린다. 예술의전당 주최. 전시작은 국립러시아미술관등 러시아 유수미술관 13곳이 소장하고 있는 아방가르드작가 28명의 대표작 86점. 아방가르드란 본래 군사용어로서 전위부대라는 뜻. 예술에서는 기존의 권위와 전통에 정면으로 도전, 자유로운 창조정신을표방하는 전위적예술운동을 의미한다. 러시아아방가르드작가가 활약했던 20세기초반은 러시아예술사상 최고의전성기를 구가했던 시기였다. 러시아아방가르드미술이 오늘날 새롭게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이유는현대미술의 제분야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끼쳤음에도 불구, 그동안 칸딘스키외에는 거의 베일속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 20세기초 러시아 현대미술이 유럽의 영향권아래에 있으면서도 독자적인영역을 구축, 현대건축은 물론 디자인 무대디자인을 비롯 추상및 개념미술분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이미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행적은 스탈린이후 경직된 공산체제하에서 철저하게 묻혀졌다가 80년대말 공산주의가 몰락하면서 비로소 공개되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역시 칸딘스키(1866-1944). "현대미술의 천재"로 불리는 그는 색채야말로 회화가 추구하는 원초적인 가치라고 주장하면서 미술사상 최초로 추상회화를 시도한 작가. 그의 유명한 기하학적 추상화 10여점이 전시된다. 절대주의미술을 창시한 말레비치(1878-1935) 또한 주목받고 있는 작가. 회화에서 표현대상을 일체 거부한채 색면자체가 하나의 완전한 개체로 존재하는 새로운 개념을 발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이밖에 광선속에서 사물의 색채와 리듬을 파악하는 광선주의의 창시자 곤차로바와 라리오노프등도 포함돼 있다. 예술의전당미술부 큐레이터 박우찬씨는 "러시아아방가르드는 미술사상 찾아보기 힘든 모험과 파란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만큼 이번전시회는 창조적 예술정신의 탐구와 현대미술의 이해에 커다란 도움을 줄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단순히 20세기초 러시아에서 유행한 미술사조를 살펴본다는 차원을 넘어 추상미술 입체주의 기계주의 절대주의 광선주의 미래주의등을 망라, 20세기를 화려하게 장식한 여러 경향을 훑어볼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