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업계 정밀측정기술 크게 낙후

우리나라 산업계의 정밀측정기술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낙후된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김동진박사팀이 전국 1천7백22개기업과 대학등 1백47개기관을 대상으로 측정기기보유및 가동현황등을 조사,분석한 "한국산업의 정밀측정기술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업계가 측정기기를 대폭 늘려가고 있으나 정밀도가 떨어지는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단위로 계속해 온 이번조사에서 지난93년말 현재 국내기업이 보유한 측정기기는 평균 2백64대로 91년(1백92대)에 비해 37.5%가 늘었다. 정밀도가 높은 표준기및 기준기급 장비는 91년 8.0%에서 4.8%로 크게 떨어진 반면 정밀도가 떨어지는 일반계기급이 56.2%에서 67.4%로 높아져 정밀도가 낮은 제품을 주로 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유장비의 정밀도를 유지하기 위한 교정검사율이 지난89년 60%선으로 올라선 이후 소폭의 상승추세를 유지,93년에는 64.5%에 이르렀으나 아직 교정검사를 받지 않아 정확성이 보증되지 않은 장비가 35.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관들은 연구소나 시험검사기관은 기업체보다 높은 검사율을 보였으나 발전소는 55.1%,정부부처 36%,교육기관 12.5%에 그쳤고 보건의료기관이나 방송국등은 10%에도 못미쳤다. 산업체가 보유한 측정기기의 대일의존도가 지난77년이후 54%선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국산품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여 93년에는 34.1%로 높아졌다. 측정기술인력은 지난83년 대학졸업자가 20.4%,고졸이하가 79.6%이던 것이 93년에는 각각 14.6%와 63.8%로 낮아진 대신 전문대졸업자가 20.6%를 차지했다. 또 전체 종업원에서 차지하는 측정전담인력의 비중이 지난79년 1.2%에서 91년 1.0%,93년 0.7%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김박사는 이번 조사결과 우리나라 산업체의 측정기술수준이 선진국의 82%선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중소기업의 측정시설투자에 대한 금융지원,국산측정기기 우선구매,인력양성을 위한 "정밀측정기술전문대학"의 설립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