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통신업체 시스코사, 합작사설립추진서 불평등조건내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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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통신업체인 시스코(CISCO)사가 국내 관련기업들과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불평등한 조건을 내걸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CISCO사는 자본금 80억원 규모의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본참여 이상의 지분을 요구하는등 무리한 조건을 내놓고 있어 LG전자 현대전자 대우통신 쌍용컴퓨터등 국내업체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 회사는 전체 자본금중 20%선인 16억원정도의 자본참여만으로 75%의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상식을 벗어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본 참여이외에 기술료를 인정해주거나 "선법인 설립 후자본참여"를 통해 자사의 프리미엄을 인정하라는 주장등을 펼치고 있다. CISCO의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국내 참여기업은 자본금의 80%인 64억원을 투자하고서도 전체 지분의 25%만을 갖게 된다. 관련기업들은 이같은 합작법인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국내 통신장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CISCO사의 제품 공급이나 기술지원등에 있어 앞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때문에 참여를 망설이고 있으며 불평등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CISCO사가 국내 통신관련 대기업들을 합작사에 참여시킴으로써 한국내 통신시스템 시장 확대와 함께 자사의 제품을 한국내 통신시스템 표준제품으로 정착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내 통신시장에 한동안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