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내달 업무영역 확대 .. 신용금고 새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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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2년 사채동결을 골자로 하는 금융3법. 그중 하나로 태어난 상호신용금고. 이른바 8.3조치로 설립된 상호신용금고가 20여년만에 새로운 틀을 갖추고 발돋움하고 있다. 23년만에 법규개정이 이뤄졌고 그에 따라 각종규제가 완화됐으며 업무영역도 확대됐다. 준은행으로 그 모습을 바꾸게 된것이다. 지난1월 개정상호신용금고법이 공포됐다. 개정 금고법은 4월6일 발효됐고 지난11일 시행령도 실시됐다. 또 시행규칙 업무운용준칙 업무방법서등도 지난18일 확정돼 신용금고의 새로운 법제적인 틀이 모두 완성됐다. 신용협동조합도 최근 재정경제원의 규제완화조치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있으며 새마을금고도 일선금고출신의 회장을 맞아 올해를 자율발전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 서민금융의 면모를 살펴본다. 5월1일 전국 236개의 상호신용금고들은 새모습으로 고객들을 맞이하게 된다. 고객들은 신용금고건물에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정성껏 모시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쉽게 찾아볼수 있다. 영업장마다 새로운 상품의 내용을 알리는 안내장이 비치되고 임직원들은 생동감 넘치는 태도를 보인다. 이날부터 새법규에 의한 상품판매와 서비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전국 상호신용금고연합회는 지난20일부터 5일간 각금고 실무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상품및 업무취급요령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신용금고들도 요즘 직원들에게 표지어음 장학적금등 새상품취급요령을 교육하기에 바쁘다. 직원들은 새통장도 만들고 관련업무규정도 숙지하고 있다. 이같이 부산한 신용금고의 움직임은 지난72년 신용금고가 생긴이래 처음이다. 이번 법규개정이 무려 23년만이고 그 내용도 준은행으로서의 신용금고를 갖추는 것이어서 그 의미도 크다. 상호신용금고가 준은행으로 발돋움한다는 것은 공적기능이 강조된 금융기관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품도 다양해져 은행등 다른 금융기관과의 경쟁력을 갖춘 모습으로 바뀌었고 여러가지 제도적인 면에서도 그렇다. 신용금고는 최근 매년 20~30% 이상의 여수신계수 증가율을 보여왔다. 설립초기 신용금고는 모두 350개, 지점을 포함한 점포수는 517개였다. 초창기 사고금고의 통폐합이 활발하게 이뤄져 현재는 236개(지점포함 336개)다. 그러나 총수신은 초창기 194억원에서 지난해 6월말 22조6,914억원으로 무려 1,170배가 늘었다. 총여신도 설립초기 352억원에서 648배가 늘어난 22조8,076억원이다. 여수신계수 뿐만 아니다. 총자산 역시 설립초기 416억원에서 지난해 6월말 29조1,843억원으로 702배나 늘었다. 이같은 성장에도 불구, 지금까지 신용금고는 서민들의 가계자금을 모아 중소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기관정도로 여겨졌다. 그래서 업무도 몇가지로 제한됐고 상품도 많지 않았다. 한국은행법에서도 신용금고를 금융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심지어 우체국까지 공과금을 수납해도 신용금고는이를 받을수 없었다. 공공기금도 유치할수 없었다. 부동산담보대출이 주종을 이룸에도 경매절차는 민사소송법상 개인자격과 똑같은 조건및 절차가 적용됐었다. 금융기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매처분은 지연됐고 자금회전이 막혀 부실채권을 양산하는 악순환을 가져온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여수신계수가 지난해말 각각 24조원규모로 성장한 신용금고는 그에따라 공금융기관으로서의 모습을 갖춰야 했다. 금고법개정의 취지도 그러한 것이었다. 외형적인 성장에 걸맞는 법규가 필요했고 개방화시대에 신용금고가 경쟁력도 갖춰야 했던 것이다. 신용금고의 새로운 모습은 우선 새상품에서 찾아볼수 있다. 신용금고들이 가장 중시하고 있는 것은 5월1일부터 판매가 허용되는 표지어음. 투금사나 은행에서만 판매됐던 표지어음을 신용금고에서도 취급하게 된것이다. 어쨌든 표지어음 하나만 놓고 보면 은행 투금 신용금고간의 3파전을 벌이게된 셈이다. 신용금고가 단기수신상품의 판매경쟁대열에 뛰어든 것이다. 표지어음발행은 지금까지 단기수신상품이 없었던 신용금고에는 커다란 변화다. 단기자금을 운용하려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킬수 있는데다 금고의 단기자금조달도 쉬워졌기 때문이다. 보통부금예수금 정기부금예수금이란 길고 복잡한 이름대신 은행과 같이 예금 또는 적금이란 이름을 단 신상품이 판매된다. 정기적금 가계우대정기적금 장학적금등도 판매된다. 이에따라 정기예금의 이자로 적립하는 부금형태의 간단한 복합상품에서부터여러가지 신상품도 기대된다. 대출도 고객들에게 유리하게 바뀐다. 소액신용대출의 경우 사채업의 잔재로 여겨졌던 이자적용방식이 은행처럼 잔액채무식으로 바뀌고 할부상환이 아닌 일시상환방식도 도입된다. "법적으로 강요된 꺾기"라고 고객들로부터 지적됐던 어음할인 대출자에 대한 신용부금가입 의무도 없어진다. 신용금고가 거래할수 있는 기업의 범위도 넓어졌고 동일인 여신한도도 최고 30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동안 신용금고들의 숙원이었던 장외 무인점포도 내달부터 신설된다. 영업소의 바깥에 현금자동지급기(CD)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할수있게 된다. 고객들은 무인점포에서 편리하게 자유로운 입출금을 할수있게 된다. 또 신용금고가 내국환업무 보호예수업무는 물론 국가 공공단체 금융기관의 대리업무도 할수있게 됐다. 여기에 신용금고 전산망도 이미 1차적인 완성단계에 들어섰다. 신용관리기금에서 추진중인 전산망이 서울지역 신용금고와 신용관리기금간의 일부업무를 시작으로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전산망은 오는 97년까지 단계적으로 지역별 업무별 전산화영역을 확대해금고간 온라인망을 완결하게 된다. 규제완화만큼 그에 따르는 책임경영의 문제도 대두됐다. 그래서 기준자본금도 대도시는 60억원이상으로 상향조정됐다. 업계로선 불만족스런 사항도 있지만 모든 법개정이 그렇다. 금융기관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금주들의 안전과 편리문제다. 그런면에서 이번 법개정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신용금고들이 얼만큼 건전하고 견실하게 개정된 법규를 활용하느냐이다. 5월1일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는 신용금고의 견실한 성장을 기대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