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문화] (46) 자동화론 .. 김만수 <시인>

승용차에 자동변속기가 장착되면서부터 자가용승용차 보유율은 급상승했을것이 틀림없다. 수동식 변속장치는 아무래도 기계조작을 기피하는 사람들에게는 선호의대상일수 없다. 자동변속장치를 중형승용차에 장착하여 보급하기 시작한 89년 이후에는사회활동 폭이 커진 여성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고 5년도 안되어그 자동화는 보편화하였다. 차는 편하자고 가지는 것인데 기왕이면 ''오토(?)''로 하자고 입을 모은다. 기계장치의 자동화는 그 속성상 결국 대중화되어 널리 보급되게 마련이다. 소비시장의 확대는 당연히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주게 되므로 관련되는기업에서는 생산설비의 자동화에 역점을 두게 되고 생산제품인 자동차의자동화에도 힘을 기울이게 된다. 이것이 출/퇴근시의 ''교통전쟁''을 일으켰고 차자 뒤엉켜버리는 ''교통대란''으로 이어지는 한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자가용차 소유를 줄이기 위한 생각으로 별의별 생각을 다하고 있지만 생산량 조절은 엄두도 못낸다. 겨우 생각하는 것이 소유는 하되 굴리고 다니지 말라는 주문이다. 10부제가 그렇고, 도심통행세가 그렇고, 승용차 함께 타기가 그렇다. 자동차 생산공장이 문을 닫았을 때 오는 파동이 교통대란의 해결보다 현실적으로 훨씬 힘들기 때문이리라. 그러니 교통대란을 푸는 것 또한 시민들 차지로 돌아올수밖에 없다. 자동차의 자동화 기술개발은 날이 갈수록 급속히 발전하여 무인자동차가나올 날도 멀지 않았다. 아무 조작도 없이 차가 움직일 수 있도록 자동화가 된다 하더라도 제 구실을 하려면 운전자도, 도로여건도, 교통신호체계도 자동화 추세에맞추어야 할 일이다. 오토매틱차는 ''안전우선''으로 만들어져 출발과 멈춤이 단계를 넘을 수없도록 제작된 것이어서 차선지키기와 차간거리 확보를 전제로 한 것이다.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하거나 조급하다고 속도를 내면서 앞차를 바짝뒤쫓다보면 자동변속장치의 구조상 접촉사고를 내거나 화를 당하게 되어있다. 시내 몇곳에는 ''교통정보안내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다. 그 전광판에는 안전표어에다 뜻도 알수 없는 ''경찰관은 3분거리내에 있습니다''라는 문자판을 플혀 보내고 있다. 물론 모든 도로가 하루종일 몸살을 앓고 애써 알려줄 정보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속도로에 설치된 교통정보안내 전광판정도(대전~논산 소통원활 등)라도 알려주는게 자동화시대를 살아가려는 노력이며 지혜가 아닐까. 차량통제 중심의 교통신호체계에서 벗어나 차량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마음-. 이것이 자동화시대를 열어가는 길일 것이다. 자동화는 점점 속도를 더해가게 된다. 기계의 자동화는 물자의 생산을 대량화하였고 소비의 대중화를 가져와풍요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었다. 넘쳐나는 생산품은 자연자원의 활용으로 이루어졌지만 정신의 피폐화로 그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동화와 더불어 인간성 회복에도 안간힘을 써야 할 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