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윌리엄 베스트 <미국 AT 커니사 아태사장>

"온전한 기업 혁신을 위해 중요한 것은 단순한 전략이 아니라 그것을 실천( operation )하는 일입니다. 한국기업들이 요즘 경영혁신을 목표로 각종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데 소홀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최근 개설한 한국사무소를 둘러보기 위해 내한한 미종합 컨설팅업체 AT 커니사의 아시아.태평양담당사장 윌리엄 베스트씨는 "기업혁신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선 각 분야의 전문인력이 필요한데 한국기업들엔 부문별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한다. - AT커니사는 한국 업계에 아직 낯이 익지 않은 컨설팅업체인데.. "커니사는 작년 이익만 3억6,000만달러로 매킨지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더불어 미국 컨설팅업계의 빅3을 이루는 대기업이다. 매킨지등이 단순한 전략수립 자문에 치중하고 있는데 비해 AT커니사는 전략수립은 물론 그것을 이행하는 작업 전반을 패키지로 자문해주고 있다. 커니사가 그동안 한국에 덜 알려져 있었던 것은 한국진출을 늦춰왔기 때문이다. 커니사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이상의 혁신성과를 거둘수 있도록 하는, "일의 질"을 가장 중시하는 업체다. 그동안은 한국에서 제대로 활동할 만한 전문인력이 확보되지 않아 진출을 늦춰왔으나 이제는 성공적인 사업수행에 자신이 생겼다" -해외영업망은 어느정도 되는지. "미주는 물론 유럽 아시아등 각지에 45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수행하는 프로젝트만도 2,000여개에 이른다. 커니사는 산업조직, 특히 자동차등 기계관련 산업의 컨설팅에 강하다. 현재 중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철도사업 민영화 프로젝트를 통째로 수주한 것을 비롯, 구동독 체코 러시아등 사회주의 국가들의 중공업 민영화사업을 주도적으로 자문하고 있다" -그런 고성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유능한 전문가들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커니사는 다른 컨설팅회사들과 달리 젊은 MBA(경영학석사)출신들보다는 현업에서 20~30년씩 일한 실무경험자들을 주요 컨설턴트로 활용하고 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실질적인 컨설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한국의 컨설팅시장 잠재성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매우 성장성이 높다고 본다. WTO(세계무역기구)체제의 출범에 따라 한국 대기업들이 그동안의 독과점적 지위에서 벗어나 해외유수의 대기업들과 무한경쟁을 벌이는 일이 불가피해졌고, 따라서 전반적인 기업체질 개혁과 리엔지니어링을 서두르고 있지 않은가. 공개할 수는 없지만 커니사는 최근 한국의 2개 대기업에 대해 종합적인 컨설팅에 착수했으며 다른 3개 대기업과는 컨설팅상담을 진행중이다" -한 미 일 3개국 기업들이 진행하고 있는 리엔지니어링작업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미국기업들은 아무래도 다운사이징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감원을 동반하는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아시아의 기업들은 감량경영보다는 미래 성장산업을 겨냥한 경영구조 개편에 중점을 두고 있어 바람직하다고 본다. 특히 한국기업들은 일본기업들에 비해 성장의 여지가 더 많은 편이라서인지 훨씬 역동적 방향으로 리엔지니어링을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