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기업인] 이재원 <신진금고제작소 사장>

신진금고제작소의 이재원사장(48)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만능스포츠맨이다. 직업야구선수출신이며 골프는 프로급이다. 동대문운동장에서 지난 1일 열린 청룡기야구대회 올스타전에 내야수로 출전, 25년만에 관중들앞에 뛰기도 했다. 이사장의 골프실력은 대단하다. 로얄CC회원인 그는 93, 94년 2년연속 챔피언이다. 이사장이 경영하는 신진금고는 국내최고 역사를 자랑하는 금고전문메이커. 이사장은 창업주인 부친 이준용회장의 뒤를 이어 90년 사장에 취임했다. 올해 73세인 이회장은 일제치하인 38년 일본인이 운영하는 주금고제작소에 직공으로 입사, 금고제작기술을 배웠다. 해방과 함께 독립, 오장동에 구멍가게만한 공장을 차려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진의 주력품목은 은행등 금융권에서 사용하는 대형금고와 최근 일반인들사이에 사용이 늘고있는 대여금고다. 국내의 웬만한 금융기관치고 신진제품이 들어가지 않은 회사는 없다. 대형수요업체들로부터 주문을 받고 생산,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기업이지만 업계에서 품질과 전통을 인정받고 있다. 이사장은 명문 야고팀인 인천고출신이다. 중학교부터 야구를 시작, 특기생으로 고등학교를 입학한뒤 성균관대 상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야구에 대한 애정이 대단해 현재도 대한야구협회 섭외이사로 인연을 맺고 있다. 그가 좋아하던 운동을 포기하고 사업가로 변신하게 된것은 부친의 간곡한 뜻에 따른 것이었다. 대를 이어 금고를 만들어 세계적인 전문업체로 성장시키라는 당부때문이었다. 이사장은 75년 대학졸업후 실업팀 입단을 포기, 75년 신진금고에 입사했다. 그는 중소기업 운영이 야구게임을 하는 것과 유사점이 많다고 말한다. "야구는 총성없는 전쟁이다. 선의의 경쟁속에 승부를 짓는다. 야구선수로 쌓아온 승부근성이 몸에 배여 어려운 중소기업을 경영하는데 힘이 되고있다" 이사장은 야구가 감독능력에 따라 승패가 나는 것처럼 중소기업도 경영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성패가 좌우된다고 말한다. 운동선수출신 기업가로 또하나의 장점을 꼽는다면 건강에는 자신이 있기때문에 일하거나 사람만나는데 거칠것이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신진금고는 올해 50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금고시장의 특성상 그동안 안정위주로 기업을 운영해왔으나 개방화시대를 맞아 수성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개척등 공격적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달초 반월공장에 제2공장의 기공식을 갖고 대대적인 증설작업에 들어갔다. 올연말 새공장이 완공되면 내년엔 1백억원대의 매출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직원은 60여명으로 올매출목표는 70억원이다. 이회사는 국산화에 성공한 대여금고에 이어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기로하고 미국 금고업체와 기술제휴에 합의, 곧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에 가장 어려운것은 자금과 사람입니다. 우수한 인재를 양성키위해 산학협동을 맺고 기술개발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신진은 여려운 중기환경속에 지난해 성균관대에 5천만원을 연구비로 지원했다. 국산제품을 믿지 못하고 아직도 외제금고만을 선호하는 사람을 만날때 가장 안타깝다는 이사장은 앞으로도 한우물을 계속 파 세계적인 전문금고메이커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아들이 아직 고등학생이어서 얘기는 못했지만 대를 이어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