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초대석] 최광규씨 .. 몽골서 모암코/시온산업 경영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섬유업체 모암코와 시온산업을 경영하는 최광규씨(44). 그는 불모지에서 산업혁명을 이룩한 의지의 한국인이다. 최씨가 몽골에 첫발을 디딘 것은 93년말.그는 94년1월 한.몽합작회사 모암코를 설립하고 스웨터생산을 시작,그해 생산량 12만장 전부를 러시아로 수출했다. 수출액 55만달러. 몽골 건국이래 최대물량이다. 이회사는 1년만에 종업원 130명의 거대기업으로 성공했다. 자신감을 얻은 최씨는 올해4월 별도회사 시온산업을 창립했다. 종업원 60명인 이회사는 최씨의 밤낮없는 독려로 출범하자마자 본궤도에 올라섰다. "비결은 간단합니다. 사회주의적인 사고방식을 바꾸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최씨가 이 간단한 비결을 현지인들에게 인식시키는데는 엄청난 노력이 뒤따랐다. "처음엔 한심했죠. 생산성과 효율성에 대한 개념이 없어요. 인간적인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부터 시작했죠. 같이 먹고 자면서 일체감을 다졌습니다" 그는 전종업원을 최고급식당으로 초대, 3번이나 파티를 열고 "열심히 하면 윤택한 생활이 보장된다"는 믿음을 줬다. 급여체계도 바꿨다. 월평균 7,500투그르그정도인 월급을 1만5,000투그르그(한화 약3만4,000원)로 인상하고 성과급제도를 도입했다. 그결과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으며 품질도 좋아졌다. 최근엔 한달에 8만투그르그까지 받아가는 근로자가 탄생, 몽골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최씨의 신경영기법에 힘입어 모암코는 올해4월 30여업체가 참여한 합자회사상품전시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시온산업도 6월 국제산업박람회에서 최다판매액을 기록했다. "섬유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여기서는 유망업종입니다. 몽골산 천연 울은 질이 좋기로 유명하죠. 판매도 용이합니다. 러시아는 무궁무진한 잠재시장이죠. 세금은 초기3년동안과 이후 수출비율이 51%를 넘으면 면제됩니다" 최씨는 올해 생산량을 늘리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캐시미어제품도 만들계획이다. 부인 구덕자씨(43)와 세아들을 한국에 두고온 최씨는 큰아들이 군에서 제대하는 연말께 부인을 데려와 제2의 신접살림을 꾸려갈 꿈에 부풀어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