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이야기] (41) 보험사는 '언더라이팅' 매우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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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는 언더라이팅(Underwriting)업무를 매우 중시한다. 이는 보험가입대상에 대한 인수여부및 조건을 결정하는 것으로 계약심사라고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 보험업무의 첫단추를 끼는 행위가 바로 언더라이팅인 셈이다. 이용어는 원래 로이드의 해상보험에서 연유했다 한다. 17세기 영국 로이드라는 찻집(현 로이드시장의 전신)은 출항하기 전에 보험에 들려는 선주들이 배이름 적재화물 종사원 목적지등을 기재한 서류를 가져와 항해에 따른 위험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사람을 찾는 장소였다. 그책임을 지는 사람(요즘으로 따지면 보험사)은 그서류에 자기이름과 책임한도를 써 계약이 성사됐다. 그이후 언더라이팅은 보험전문용어가 되었으며 보험사의 중요한 고유기능으로 자리를 잡았다. 차량도난사고가 급증하는 홍콩에선 보험사들이 도난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벤츠 도요타차량에 대해선 차량손해보험을 거절하는 것이 보편되고 있다. 일부보험사는 도난방지장치가 부착된 차량만 가입시켜주고 있다. 이덕분에 자동차판매회사가 영업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을 정도란다. 미국의 올스테이트사는 고급승용차만 인수, 그보험사에 자동차보험을 들면 일정수준의 사회적 신분을 인정받는 것으로 평판이 나 있다. 특히 이회사는 언더라이팅기능을 중시,이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의 경우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7년이상 업무경험을 쌓아야 독자적으로 계약심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같이 대다수 나라에선 보험가입여부에 대한 차별도 심하지만 가입자별로 요율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주에선 가입경력 법규위반내용등을 점수로 매겨 일정점수가 넘으면 무조건 보험사 공동관리대상(우리나라의 불량물건)으로 분류,가입자 자신이 보험사를 선택할 수 없고 강제로 배정받은 회사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8월부터 보험료 인상을 포함한 자동차보험제도 개편조치가 시행된 이후 보험사와 가입자간에 시비거리로 등장한 테마가 있다. "사고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보험가입을 안 받는 보험사가 많다"는게 바로 그것. 가입자들은 처음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운전자는 물론 기존 가입자의 보험료마저 크게 올리고 나서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보험인수를 거절하는 것은 보험사의 "횡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고객 서비스를 외면한채 회사이익에만 연연하는 행위만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보험사측은 과거에 사고를 냈거나 앞으로 사고를 낼가능성이 높은 가입자들에 대해선 철저하게 관리하고 보험인수를 제한하는 것은 보험사의 "고유기능"(언더라이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를 내지않은 무사고 우량고객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과연 자동차보험을 선별적으로 인수하는 것이 보험사의 잘못인가. 이질문에 대해 답하기에 앞서 보험사의 선별인수기능, 다시말해 언더라이팅에 관한 정확한 이해에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