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대통령 비자금 파문] '스위스계좌' .. 해외자금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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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3년 1월 노태우전대통령의 딸 소영씨부부가 미국으로 밀반입하려다적발된 20만여달러의 출처가 스위스은행이었다는 사실이 당시 이 사건을 담당한 미 연방검사에 의해 확인되면서 "노전대통령 해외 인출 비자금"에 대한 검찰의 수사향방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문제는 노전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문에서 밝힌 "조성 5천억원,잔액 1천7백억원"이라는 비자금 규모에 대해 여론이 지극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과 맞물려 있어 그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6공 당시 국군의 차세대 전투기종이 F18기에서 F16기로 바뀌는 과정에서 6공정부가 제너럴 다이나믹스사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리베이트 자금을 받아 그중 1억달러는 스위스은행으로 빼돌려 졌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되고있는 실정이다. 검찰은 그러나 현재까지 노전대통령의 해외 비자금 수사에 대해 가타부타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이 부분에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노전대통령을조사한 후에 그 때 가서 보자"는 반응만 보이고 있다. 검찰이 이같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검찰주변에서는 "이 문제가 검찰에 커다란 부담을 주는 또 하나의 "뜨거운 감자"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검찰이 조사에 나서 문제의 20만여달러가 노전대통령이 해외로 빼돌린 비자금의 일부이며 천문학적인 규모의 비자금이 아직도 스위스은행등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것이 분명하다. 이 경우 노전대통령에게는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치명타''로 작용하게 될뿐만 아니라 조사과정에서 의외의 인물이 관련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 앞으로 노전대통령의 해외 비자금 문제만은 정치적 타협의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검찰도 이를 관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노전대통령의 마지막 아킬레스건''인 해외 비자금 반출문제를 조사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볼수 있다. 먼저 소영씨 부부 사건을 담당했던 쟌 멘데스 전캘리포니아 산호제이 연방검사가 28일 국내의 한 방송국과 가진 전화 인터뷰 내용은 비자금 해외반출의혹을 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멘데스 검사는 "당시 노소영씨가 미 11개 은행에분산예치한 돈의 출처는 스위스은행이었다"며 노씨부부에 대한 기소직전 주미대사가 검찰실로 찾아와 기소사실을 일반에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는 사실까지 공개했다. 노소영(34)씨와 남편 최태원씨(36.최종현선경그룹회장장남)부부는90년2월~6월사이에 미화 19만2천여달러를 미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일대의 11개 은행에 불법예치한 사실이 적발돼 93년 5월 산호제이지법에서 보호관찰 1년의 유죄를 선고받고 은행에 예치됐던 19만2천여달러 전액을 몰수 당했었다. 더욱이 우리 검찰도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상당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영씨 부부 문제가 국내에 알려진 직후인 지난해 서울지검 형사5부는 미법무성으로부터 기소장 수사기록 공판조서등 관련 자료일체를 넘겨받아 정밀검토까지 끝마친 상태다. 이에 따라 소영씨 부부 사건을 계기로 노전대통령의 해외 비자금을 수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상태다. 수사 절차상의 핵심문제인 스위스와의 사법공조도 거의 완료된 상태라고 볼수 있다. 이와 관련,주한 스위스대사관은 27일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의 스위스 은행 비밀 계좌 입금 여부에 대한 조사를 한국의 사법당국이 공식적으로 서면 요청해올 경우 이를 검토,스위스 검찰총장이 조사케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제 검찰이 언제 ''노전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느냐만이 남은 문제다. 여야가 지난 27일 "노전대통령의 사과와 상관없이 검찰 6공 비자금 일체에대해 철저하고 명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 검찰에 부담을 주고있다. 여론의 향배도 철저한 해외비자금수사를 요청하는 분위기이다. 검찰은 앞으로 정치권의 움직임과 여론의 향배를 주시하면서 노전대통령의해외자금수사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치권과 여론 분위기에 비춰볼때 검찰이 어떤 형식으로든 노전대통령의 해외비자금조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