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연말 사장단회의' 없앤다 .. 분권경영 강화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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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은 중앙집권경영을 지양하고 분권.자율경영 확대를 위한 가시적 조치의 하나로 매년 연말마다 그룹회장 주재로 열던 사장단회의를 올해부터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은 오는 8일 해외지역 대표를 포함한 각 소그룹대표들이 모여 소그룹장회의를 가진 뒤 11일부터 각 소그룹별 회의를 열고 내년도 사업계획등을확정키로 했다. 이회장이 주재하던 소위 "어전회의"를 대신해 전문경영인들이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한 것. 이에 따라 선대회장 시절부터 이어져 오던 삼성의 연말 "어전회의"는 앞으로 없어지게 됐다. 삼성은 이에 대해 "지난해 소그룹별로 경영체제를 전환한데 이은 자율경영정착의 2단계 조치"라며 "각 소그룹을 맡고 있는 전문경영인들에게 인사.신규투자 등에 대한 권한을 이양해 자율경영을 강화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6일 오전 그룹내 CATV를 통해 전국 사업장에 발표키로 했던 이회장의 특별담화를 취소했다. 삼성은 "종업원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이회장이 직접 대종업원 성명을 발표하려 했으나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오히려 분위기가 더 가라앉을 우려가 있어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총수가 비록 법정에 서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지만 종업원들이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각 계열사별로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그러나 다른 대기업 총수들과는 달리 이회장이 사법처리대상이 됨에 따라 "도덕경영을 표방해온 이회장이 동기야 어떻든 부도덕한 일로 기소된 것을 종업원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걱정"이라고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