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면톱] "승진 인사를 잡아라"..직장인들 시험공부 열풍

"올 상반기 승진시험을 잡아라" 새해 벽두를 맞은 샐러리맨들사이게 공부열풍이 불고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간및 국영기업체 금융기관등의 연초 승진인사철을앞두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승진시험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있다. 이에따라 각종 어학학원이 밀집한 종로에는 직장인 공부를 위한 전문 "쪽방"까지 생겨나 경쟁사회를 실감케하고있다. 이달 하순 과장승진시험을 준비하고있는 한국가스공사 경영혁신팀의 정은경 대리(29)는 "퇴근후 인근독서실에서 영어와 사규등 시험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있다"면서 "갈수록 경쟁이 심해져 공부를 하지않고는배겨나지를 못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말 미국에서 경영학석사학위를 취득하고 LG반도체에 입사한 이승근 대리(32.해외영업부)도 "영어하나만으로는 맡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힘들어 일본어를 공부하고있다"면서 "과장으로 승진하려면 일본어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동부화재 직원들도 5월하순께 인사철을 앞두고 손해보험개론 보험계약법 회계 등의 시험을 준비하기위해 인근 독서실로 발길을 향하고있다. 이 회사의 최종용 인사팀장은 "지난해 시험에서 손해보험개론과목의 평균점수가 60점안팎에 머물러 직원들이 상당히 긴장하고있다"며 "현재공부하는 분위기로 미루어볼 때 올해는 평균점수가 높게 나올 것"이라고내다봤다. 샐러리맨들 사이에 공부분위기 확산으로 직장 인근의 학원이나 독서실은때아닌 호황을 누리고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소재 서원독서실을 운영하고있는 H씨(52)는 "예년같으면 중고생이나 입시생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대부분이 직장인들"이라고 실정을 소개했다. 이와함께 종로외국어학원 건물뒷편에는 "쪽방" "골방"이라고 불리는 집중코스반이 생겨나 인근 선경건설 두산그룹 한미은행 등에 종사하는 샐러리맨들 인기를 모으고있다. 1.5평가량의 공부방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출퇴근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이시설의 장점. 이용료가 두달에 95만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전체 40여개의 방가운데 비어있는 곳은 거의 없다. 이달 하순께 과장승진시험을 준비하고있는 한국전력의 조기형 씨는 "토익시험이나 JPT(일본어평가시험)를 준비하고있는 직장인들은 어학공부의특성상 집중도를 높이기위해 상당히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5일자).